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Archive for 7월 2010

안테나게이트의 연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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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게이트라는 이름 자체도 마음에 안든다. 아주 간단한 것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어놓고는 안테나게이트 같은건 없다고 이야기해서 되려 안테나게이트라는 말을 더 사용하도록 부추긴 것은 그다지 훌륭하다고 보지 않는다. 이 기자회견을 한 날 해외의 목소리들은 더 극명하게 양분됐다. 대표적으로 주식과 관련된 뉴스에서는 “애플 잘했다.” 영향력있는 블로거들은 “장난하냐.” 대충 이랬다.

난 아이폰4 사용자다. 직접적으로는 주식이 오르던 내리던 솔직히 쓰는 제품이 제대로 되는 것에 비해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난 내가 쓰는 제품이 제대로 되고, 문제가 있으면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생각한다(싫으면 돈돌려받든가?…라고 하면 열받는게 정상이다). 물론, 제품을 만든 회사가 단순히 제품의 단점을 이야기한다고(포럼에서 포스트를 지우는등) 나(사용자)를 우습게 보는 것에도 민감하다. 나만 그럴까? 상당수 유저들이 그런 부류가 아닐까? 애플에서 애널리스트들한테 잘했다소리 듣던 말던(말바꾸는 컨슈머리포트 이야기는 무시) 그것보다는 실제로 아이폰4를 사용하는 블로거들의 목소리가 나한테는 더 와닿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좋은 제품 만들어놓고는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라고 하면서 “잘못했다”의 뉘앙스가 아니라 되려 왜 이렇게 문제가 커졌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이야기하는 상반된 제스처를 동시에 늘어놓으면서 제품의 티를 되려 후벼파는 그런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데, 배알이 꼴리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 “우리는 이렇게 쥐어도 문제없어요~”하고 데스그립으로 문제를 겪는 사용자를 무시하는 꼴을 보여준 대단한 기자회견에 비해서 Press Release도 없었다. 동영상을 올렸지만, 당연히 퀵타임을 설치해야만 보이는 동영상. 한동안 동영상 링크도 다른 동영상을 보여줬다(음모론인지 아닌지는 알아서 판단).

절대 사과하지 않는 퍼스낼리티들이 세상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퍼스낼리티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좋다쳐도 마케팅/광고/영업/서비스등 고객을 대하는 부서에서 그따위 마인드로 대한다면, 사용자를 뭘로보는 것일까.

이번 안테나게이트를 통해서 가져갈 인정되고 증명된 요(要)는 다음과 같다: “데스그립은 Fact다.”

다른 것은 다 허울이다.

스티브잡스가 현실왜곡의 무기로 사용한 허울에 해당하는 Fact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이외에도 많을 것이다):

  •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현상을 겪는 그런 기종들이 있다.
  • 우리는 제품 테스트/디자인을 철저히 한다.
  • 아이폰4가 많이 팔렸다.
  • 우리는 관대하니 범퍼/케이스를 무료로 주겠다.

이는 “데스그립은 Fact다.”를 잠재우기 위해서 치는 연막이기에 허울이라고 표현했다. 이 Fact들이 거짓은 아니다. 단지, 난 내가 겪고 있는 문제기 때문에 눈앞의 Fact를 두고 사과하기 싫어서 다른 이야기로 주의를 돌리려는 수작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위의 허울들로 사용하는 (애플이 노린) 예들을 간단히 하나씩 보면:

  1. 다른 회사들것도 그런데 왜 아이폰4만 욕하니? 문제가 아니야.
  2. 테스트를 철저히하는데 (애플의 안테나 대장이 2년 테스트했대) 문제일리가 있나.
  3. 아이폰4가 저렇게 기록적으로 팔리는데,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사겠어?
  4. 범퍼를 무료로 준다는데 문제가 해결된거 아냐? 넘어가자.

위의 논리는 얼핏 맞는 것 같아도 결론이 틀리다. 우선, 애플이 인정한대로 “데스그립 문제는 Fact다.” 하나하나 짤막하게 보자:

1.
아이폰4 사용자가 아이폰4가 안되는 점이 보이는게 당연하지, 쓰지도 않는 다른 폰이 안되는 것을 어쩌라고. 하지만, 좀 더 제대로 몇가지 질문들을 생각해보면… 다른회사에서 발생한다쳐도 왜 이렇게 이슈가 안됐을까? 다른회사에서 발생해도, 안테나가 줄어드는 것에 비해 통화가 끊기는 케이스가 아이폰4와 비교해서 어떨까? “다른 회사에서 디자인 오류가 있기 때문에 우리 오류도 정당하다”가 맞는 말일까? 혹 다른 회사에도 오류가 있다는 그걸 알았다면 애초에 그렇게 디자인하지 말았어야하지 않을까? 난 그 오랜기간동안 여러 핸드폰쓰면서 다른 폰에서 한번도 겪은 적이 없는데, 그렇다면 사용행태 디자인과 관련이 있지 않나? 질문은 계속된다. 한마디로 허울이다.

2.
테스트 랩이 훌륭하고 테스트를 오래했고, 스탭들도 빠방하고 돈을 트럭으로 쏟아붓고, …좋다. 근데, “데스그립은 Fact다.” 아니야?

3.
많이 팔리면 Fact가 Fact가 아닌 것으로 돌변할 리가 없다는 것은 당연한것 아닌가. 이를 감수하고 산다면 그건 사용자의 판단이고, 많이 팔린만큼 이를 감수할 요소가 많다는 것을 증명할지는 몰라도 데스그립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물론 나도 아이폰4가 좋은 제품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단점이 있는데,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되는데도 억지부리는 것이 싫을 뿐.

4.
범퍼를 무료로 주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거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범퍼로 뭔가는 해결할 수 있다고 애플에서 생각하는 것이지 않나 그 “뭔가”의 실체는 각자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시간이 조금 지난 분위기를 보면, 이미 데스그립이라는 Fact는 안테나게이트의 촛점이 아니다. 애플의 PR의 거만함으로 촛점이 갔고, 애플의 이미지는 심지어 이전에 다른 거대기업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극에 달했을때의 그것과 비교되기도 하고 있다. 생각해보자. 이전에 (Fact들을 정확히 모르고도) 그 기업들을 손가락질할 때에, 그런 이유가 무엇이었는가를. “제품만 좋으면 장땡” 멘탈리티는 이미 한물 간 멘탈리티다. 뭐가 되었든, 능력있는 놈만 부익부가 되는 세상을 긍정하는.

이미 엎질러진 물을 가지고 가정하는 것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지만, 애초에 스티브잡스가 아니더라도 책임자 누구라도 사과한마디만 했어도 진작에 해결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게 싫어서 이리돌리도 저리돌리고 적을 만들고…내가 원하는거? 제품만큼 회사도 좀 쿨했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닌 것 같으니 고객을 니편내편이 아닌 고객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한국 출시 이후 신호가 강한 한국에서도 눈에 띌 것이냐는 또다른 별도의 이슈이다. 아닐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 잘 안되는 지역이 있는 반면에 잘되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다. 해피하게 아주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없다고 애플의 행태가 맞다는 것과는 다르겠지.

애플의 안테나게이트는 내가 애플이 좋은 부분과 애플이 싫은 부분을 제대로 구분해준 사건같다.

Written by charlz

2010년 7월 22일 at am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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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 까 그리고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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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지 글을 안쓰고 넘어가고 싶었지만, 또다시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피곤하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에 꽂히면 한마디 안하고 그냥 넘어가기가 힘든가보다. 뭐 사실 이렇다. 그냥 “난 빠야”라고 적고, 논리없이 신나게 찬양하는 글을 적는다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보기 안좋을지 몰라도 솔직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재미라도 있다. 하지만, 글에는 “난 빠가 아니야”라고 적으면서, 글을 은근슬쩍 한쪽 성향으로 올리는 걸보고 있으면 밸이 꼴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다. 그런 분위기가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일부가 그런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 그리고 몰고 가는걸 따라가는지도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

먼저, 결론부터 짚자. “애플 나쁜놈이니 애플 제품 사지 말자”가 결론이 아니다. 그런 결론은 낸 적이 없다. 내가 쓰는 제품이라면 뭐가 문제인지, 그 생산업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불편할 부분은 어느 부분일지를 알자는 것이 결론이다. (“제품만 좋으면 그만이지”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꿔다붙인 해석이 아닐까.)

삼성이나 여타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 업체의 글들이 왜곡되었는지, 혹은 돈을 받고 좋은 편향된 기사를 적었지는 확인을 하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수많은 글들 중에서 몇몇 소스의 기사들이 문제가 있었다는 글을 봤는데, 그 몇몇 기사가 대표해서 전체 기사나 글을 대변하는지는 모르겠다. 하긴, 정치적이든 자본에 의한 것이든 왜곡된 기사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봤기에 그런 여론몰이가 정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서 그 부분은 이 글을 적은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이야기를 먼저 한다.

헌데, 국내에 애플을 까는 기사가 많다는 이야기는 듣고는 갸우뚱했다. 일단 “까”/”빠”는 기사라는 표현 자체가 난 싫다. 단점을 이야기하면 “까”고 장점을 이야기하면 “빠”라면 세상에 기사나 글을 어떻게 써야할까. 하지만, 그것도 잠시 뒤로하자.

단순히 구글을 통해서 해외 뉴스 검색을 해본 결과만 보자. google.com에 가서(영문으로 설정을 바꾸고) news를 선택하고 iphone으로 검색한 뒤에 왼쪽에서 예를 들어 Past week으로 넓히면 첫 기사는 아이폰의 안테나 이슈 토픽이다. 자그마치 2629개의 기사를 보여준다. 3번째 4번째 토픽도 안테나 이슈이고, 각각 381, 1737개의 글들을 보여준다. “all 2,629 news articles >>”를 눌러보자. 7/2일 기사의 피크를 보면 갑자기 치솟은 글의 수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글들의 톤을 보면 이렇다:
아이폰 시그널바 문제 잘못됐다, 애플에서 안테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애플 말도안되는 대응을 한다, 애플에서 사과했다는데 사용자들은 갸우뚱한다, 애플에 집단소송 진행되고 있다, 등등등.

개중에 긍정적인 톤의 기사들도 적게 섞여있기는 하다. 대표적인 곳이 Consumer Report에서 안테나 문제때문에 아이폰4 구매를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Consumer Report에서도 나중에, “문제 없었는데 알고보니 있네?”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톤은 분명히 아이폰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애플의 대응에 대해서 네거티브한 톤을 내뱉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애플까는 기사가 많다는 이야기가 보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기사들의 톤이 출시도 안된 외국 제품에 대해서 고유의 색채로 고유의 톤을 가질리가 만무하지 않을까. 외국 언론도 왜곡당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글을 여기까지만 읽어주시길. 이야기의 주제가 “왜 출시도 안된 폰에 대해 이렇게 기사를 쏟아내느냐”였다면, 일리 있다 이야기했을 것이지만, 그것이 아니라 “왜 아이폰까 기사들이 많느냐”는 것이라면…정말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가 갸우뚱하다는 것이다. 이때만이 아니고, 문제에 대한 애플의 근래 대응들이 네거티브한 기사들을 한동안 대량 생산해왔다.

이번 “애플의 대응”에는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 – 혹은 무슨 문제가 있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을까. 대응의 요지는 안테나 문제 없고, 안테나 신호를 보여주는 논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주” 짧게 보면 이렇다:

  1. 안테나 문제 없다는 근거는 전혀 보여주지 않고, 문제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수많은 써드파티 전문가들이 직접 테스트하고 있다. 대부분의 결과는 신호 강도가 낮은 곳이라면 “문제 있다”. 신호강도가 높은 지역에서 “난 문제 없는데, 왜 애플을 까”하는 사람들 모두 크리(Consumer Report 포함).
  2. 여지껏 계산하는 방식을 속여왔다고 인정한 꼴이다. 보이는 신호강도는 사실이 5칸인지 2칸인지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AT&T의 통화 퀄리티가 ㅄ인증을 한지가 언제인데, 그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밀월 관계를 즐기다가 일이 터지니까,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새 방식이 “far more accurately”라고 이야기하는데, 2칸을 4~5칸이라고 속인 알고리즘이 “accurate”했기 때문에 “far more accurate”이라고?
  3. 3GS/3G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속인 것은 아이폰4 사용자만이 아니고 3G나 3GS 사용자 모두였다.
  4. 또한번 AT&T 문제라고 슬쩍 떠넘기는 분위기로 글을 적었다. AT&T에서 새로운 계산방식을 권장했다는데, 그렇다면 AT&T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흘린 격이다. 아무리봐도 애플이 갑이고 AT&T는 을이다.(우연히도 AT&T에서 갑자기 업로드 속도가 일부 지역에서 급락했다는 기사가 근래의 토픽이다.)
  5. 소프트웨어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패치는 몇주내에 해준단다. 사람들이 이 문제 때문에 얼마나 난리들인데, 잘 팔리고 있다는 이유 때문일까, 그다지 산사람들의 편이 아니다. 게다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식도 마련되어있는데 왜 몇주나 밍기적대야하는것일까. 애플의 서비싱 모델은 여타 다른 폰 업체보다 나은건 없다.
  6. 마지막 이야기도 문제다.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30일이내로 반품하면 리펀드해준다고. 이런 글의 마지막에 이렇게 적으면 일부 사람들은 무슨 뜻으로 해석할까. “싫으면 돈 돌려줄께”라니.
  7. 리턴도 쉽지 않다. 70%가 업글이라고 기사들에 나오는데, 업글해서 기존 3GS를 팔았다면, 리턴하고 어쩌라는걸까.

위의 이야기가 일리없고 근거없고, 단순히 애플이 싫어서 하는 이야기일까? 그렇게 쏟아진 기사들의 이야기들과 내 처지의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난 또 “까”가 되는 것인가? 다시 “까”/”빠”로 돌아가보자.

이상하게 인터넷의 토론 문화가 양극단으로 흐르기 쉽다는 생각이 든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단점을 이야기한다고 단점 극단이 아니고, 장점을 이야기한다고 장점의 극단인 것이 아니다. 문제는 단점을 이야기하면, 단점에 대해서 수긍을 하거나 논리적인 반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얼토당토하지 않은 방식의 대응들이 둘을 양 극단으로 밀어버린다는 것이다. 소위 이야기하는 “까”/”빠”.

일단 이 두 글자가 붙으면 – 실제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 대화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나 다름이 없다. 세상에는 이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 보통 사람들이 양극단의 사이로 걸어가고 있을때, 한쪽으로 확 밀어버리는 두 글자들이다. 단순히 “아님말고”라고 넘어갈 글자들이 아닌 것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불리하면 쓰는 말이기도 하다. 사용하면 무기처럼 상대방을 까내리고 내가 뭔가 쿨해보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글자이기도 하고.

별 논리도 없고, 근거도 없고, 무조건 편들기를 하는 것이라면 이미 논리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양 극단일 것이다. 내가 어떤 가수를 걸그룹을 영화배우를 좋아하고 있다면, 논리가 – 어떤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데/싫은데.

뚱딴지처럼 언제적 이야기인지도 기억 안나는 빨갱이를 들고 나오는 이 정부 탓도 해본다. 좌 아니면 우로 서로 밀어버리고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그런 방식. 세상이 답답하고 말도 안된다해도, 그런 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우리네 부모님이 정부를 지지한다고해서 의절할것도 아니지 않은가.

애플이 “빠”/”까”를 만드는 면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얼마전 보고 배를 잡고 웃은 애플”빠”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논리”라는 것이 통할 필요가 없는, 굳이 좋은데 이유를 달라고 할 필요가 없는 브랜딩을 한 애플이다. 마치 “연예인”과도 같은 “아이폰”이다. 하지만, 그런 브랜딩은 일종의 환상이다. “사실(fact)”를 부정할 근거는 아니다. 어떤 연예인이 마약을 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라고 “마약을 안했어”라고 우기는 모양을 생각해보자. 영화처럼 “알고보니 누명을 쓴 것”이라는 반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근거/사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마약은 좀 너무한 비교라고 하자. 조금 더 현실적으로 연예인이 술버릇이 안좋다고 하자. 저멀리 있는 연예인을 안좋아할 근거는 아닐지는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 연예인이 그럴리없다고 사람들한테 이야기해도, 그 연예인이 술버릇이 않좋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구속이라도 되어야 그제서야 아…그렇구나 하겠지만. 게다가 아이폰은 제품이다. 사실(fact)이 나와 상관이 없지 않다.

그래서 난 매번 구차하게 “나도 사용자요, 좋은 제품을 쓰고 싶은 사람이오”하고 이야기를 한다. 굳이 그렇게 적을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난 “까”도 싫고 “빠”도 싫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싫은 것이다.

난 가운데 있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 물론 완벽히 가운데 있을리가 없다. 한쪽으로 가 있는 사람을 보면 가운데로 끌어오기 위해서 반대쪽 이야기를 하지만, 그렇다고 저쪽 끝까지 끌어당기려는 의도가 아니다. 저 위에서 결론을 내린 것처럼 말이다. 내가 제품의 사용자인데, 내돈 주고 산 제품이 안좋은데 억지로 쓰고 있을리도 없다. 내가 쓰는 제품이 좋다고 해서, 그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고, 그 제품을 만든 곳이 무조건 맞다는 것도 아니다.

해서 잘도 이런 무관심 대응을 하는 애플의 행태, 그래도 제품이 좋다고 이런 것쯤은 문제가 아니라는 분위기에 대해서 좀 더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분출하는 것이다. 사실을 보고 못본척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잘못된 것이 있으면 지적하고 잘되길 바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물론, 애플이 잘되면 묻어서 잘되는 업체/기자/사람들이라면 그렇게 하는 경향이 없지 않겠지만, 그것에 휘둘릴 필요도 없다. 때로는 이딴 것 알게뭐냐며 그냥 찬양일색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어찌 그게 좋은 제품에 대한 도리일까.^^

그래서 난 오늘도 내가 근래 관심있는 것 중에서 큰 아이폰의 사용자로서 애플의 그다지 사용자를 위하지 않는 마케팅 행태를 또 한 번 글로 퍼나른다.

Written by charlz

2010년 7월 7일 at am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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