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Archive for 8월 2011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려면”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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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문님의 글을 통해서 네이버가 10년간 1000억을 들여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여기저기 검색해보고 관련 내용들을 들여다봤는데, 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하겠지만, 나는 인재 양성의 그 취지에 동의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강국 되기글을 보고 든 내 무작위 생각들은 이렇다:

  • 사관학교가 숫자 배양하기인 이유 –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일이라는 이론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과거의 속성 학원이나 자격증 학원과 비교하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왜 질적인 향상은 없을것이라는 단정을 짓게 된 것일까. NHN이 한국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기업 중 하나지. 기사가 10년간 1000억을 들여서 데이타센터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면 어떤 반응일까? 삼성 일가에서 돈먹고 돈먹는걸 황당해 해야할 때에 되려 인재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결정된 만큼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이 좋지 않을까.
  • 너무 해외 사례에 의존적인 비교 –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렇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저렇습니다. 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합당한 비교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브잡스가 나와야된다는 이야기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 우리나라에서 스티브잡스가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리콘 밸리의 잘된 사례들을 본받아 합당하게 적용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거기서 모랬다고 모라고 반응할 이유가 하등 없다. 한국과의 비교에서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주루룩 예로 들어야하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 “정부 청사 안에서 시간을 보낸사람들이 쫓…복잡해졌다” –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느리기로 치면 미국에 비슷한 곳이 수두룩하지 않을까. 역시나 우리나라의 땅덩어리가 작다고 작은 실리콘밸리에 비교해야되는 것은 아니지않나. 미국이 실리콘 밸리인 것도 아니다.
  • “…존경을 받고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가?” – 이 부분에서는 솔직히 거시기 했다. 공개적으로 존경을 받고 고액 연봉을 받아야 성공한 것일까? 이런 생각을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면, 글의 이야기가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돈많이 벌어 존경받는 것이 성공이라면, 실리콘 밸리에서의 성공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소프트웨어 강국이 될 기반을 갖추는 것은 애초에 다른 비교라고 생각한다. 되려 본받고 비교하자면, 예를 들어 핀란드 같은 나라와 비교해서 비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은 욕심쟁이들때문에 맛이 가긴 했지만, 한때 GDP 1/43.5% 커버하는했던 기업인 노키아와 핀란드의 관게에서 배울 것이 많지 않을까? 한국(의 IT)을 미국이라는 나라(의 IT)와 비교하는 것과 실리콘 밸리와 비교하는 것은 꽤 큰 차이인 것 같다. 여담이지만, 미국에서 핀란드로 외주를 주는 경우를 여럿 봤다. 결과가 좋고 일도 잘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좋다고 들었다. 그런 것을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540억 한국형 OS – 한국형 OS를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일까? 글을 읽으면 만드는 자체가 문제라는 뉘앙스다. WIPI를 예로 들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는 갸우뚱한 이야기다. WIPI가 실패했으면, 거기서 배운 것을 다른 곳에 써야하지 않나? 투자를 4년 했다는 티맥스 윈도우도 결과물이 거의 사기(?)였지만, 이를 피흘리며 만들던 인력들은 어디로 버려진 것일까. 거기서 배운 엔지니어링 노하우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실패 했다고 버리면 발전이 있을 리가 없다. 되려 실리콘 밸리의 예를 들자면, 그곳은 실패를 더 쳐주는 곳이라더라.
  • 예를 들어 국내 몇몇 온라인 기업들이 해외 진출한다고 빵 터트렸다가 죽쑤고 돌아온걸 그럴 줄 알았어 해외가 그렇게 만만하니…하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잘나가는 기업일지언정 미국에가면 쎄고쎄고 또 쎈 벤처 중에서 하나나 다름없다. 그 수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실패 확률로 따지면, 몇 안되는 진출이 확률로 당연한 실패로 이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실패를 했다고 거둬들이고 오면 그 노하우는 어찌하고, 다른 기업들이 이를 보고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어찌하나. 그래도, 실패했으니 거둬들여야한다는 맥락과 비슷하다.
  • 소프트웨어 강국 3가지 해법 – 10년전에 똑같이 들은 이야기들이다. 왜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배경 파악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닐까. NHN의 학교와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다. 기업인수가 활발해져야한다는 토픽에서는 부자된 엔지니어 사례들을 설명했는데, 이것이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는 것일까?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로 뜬(2세대, 혹은 1세대) 분들을 보고 생긴 엄청난 거품은 지금 공돌이를 보는 시각을 되려 어떻게 만들었나. 정부의 개입 토픽에서도 심사위원의 전문성 이외에는 자금/투자 이야기만 나온다. 심사위원의 전문성은 얼마전 Wired에 나온 미국 USPTO 이야기를 보면 미국도 비슷하다. 해야할 일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면 당연히 나오는 결과다.
  • 이 조그만 나라 작은 시장에서 인수로 커지는 덩치가 문제되지 않을까. 5년전에 어떤 분이 IT라는게 굉장히 빠르고 영원한 승자는 없다면서 NHN 독주가 5년후에 달라질 것이라고 지나가는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 어떤가 보면 생각보다 그렇게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괜찮은 업체들을 싹쓸이 인수해서 지금 어떤가. 삼성에서 그나마 많지 않은 알찬 업체들을 인수해버리면, 또 남은 작은 업체들만 힘들고 남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 연봉 이야기는 좀 꺼려지지만… 연봉을 많이 주는 곳의 근처에서 살기 위해서 쓰는 돈이 그만큼 많다. 이곳의 은행 이자를 생각하면 저축은 별의미 없고, 젊은 사람이 물가 싼 곳에서 살겠다고 회사에서 한두시간 먼 곳에 사는 경우는 더 적을 것이고. 요즘 우리나라 물가도 꽤나 올랐다고는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하면 편하게 살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하지만, 여기서는 집값하고 애들 생기면 교육비나 학군 같은 것 생각하면 우리나라 억대 연봉자와는 비교가 힘들듯 하다. 그렇다고 회사를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고. “나이 50이 되어서도 엔지니어의 삶을 만족해서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나이 50도 안돼 해고돼서 어렵게 전의 삶에서 줄여서 계약직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고, “충분한 돈…신세 한탄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여기는 또 다르고, 난 대한 민국의 실리콘 밸리와의 비교에 동의를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우리나라가 실리콘밸리와 근본적인 비교가 되는 것인지??? 이런데 소프트웨어 부분만 뚝 떼어서 실리콘 밸리와 비교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
  • 정부의 개입도 줄이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올바른 개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런 개입이 정말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정치(/종교)적인 행정인 것일까하는 고민이 줄이고자 하는 고민보다 바탕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이를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우리나라 정부의 소프트웨어 분야에 해당하는 자금력도 문제겠다.
  • 또 좀 생뚱맞지만, 우리나라의 게임 심의가 개똥 같은 것은 알려져 있지만, 우라나라가 어떤 면에서는 게임 강국인 것도 꼭 그 정부와의 관련성이 문제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작은 예가 아닐까.
  • 부자순위로 치면 삼성 회장님 세계 100위안에도 못든다. 게다가 그렇게 편법을 쓰고 욕심부리고 모으고 모으고 모았는데도 100위안에 못든다. 우리나라 최고 부자가 세계 100위 안에 못드는 규모. 규모가 이렇게 다르면 전략전술, 달라야하지 않을까. 부자 순위가 시장 규모를 이야기하지는 않지만서도…
대충 요약하면, 실리콘 밸리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비교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일까하는 의문이겠다.
하나 덧붙이면, 어떤 정책이나 결정이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전에 실패했는데 왜 또하냐”는 흑백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는 것. 아주아주 짧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로 인한 뒷심 부족이 특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싸이월드같은 것을 어느나라보다 빨리 성공시켰는데, Ajax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한때 어느나라보다 빠르게 붐이었는데, comet 같은게 어느나라보다 빠르게 세이클럽 같은데서 시작해서 선두가 될 수 있었는데, Mint/PageOnce같은 서비스 우리나라에서 벌써 오래전에 하던 것들이었는데, 나열하자면 끝이 없고…문제는 뒷심이 부족해서 그걸로 그 다음 게임에서 히든카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개입이 문제가 아니라 올바르지 않은 개입이 결국 많은 것들을 묶고 흐지부지하는데에 일조한 것에도 동의한다. 들은 실리콘 밸리 이야기 중에서 가장 들여와야하는 것을 하나 꼽자면, 올바른 실패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가 된다는 것이겠다.
내공이 없어서 해법같은 것은 잘 모르겠고, 글도 안쓰다보니 난잡해서 써내린 내용에 덧붙여 조금 더 불편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꺼리라 여겨져 적어봤다.

Written by charlz

2011년 8월 30일 at 오후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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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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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마디 적을 때가 된 것 같다. 지난주에 드디어 2년을 찍었기 때문이지. 다시 한번 뒤돌아보는 그날이라고 해야하나.하루를 뒤돌아보고 한주를 뒤돌아보지만, 한해를 쭈욱 뒤돌아보는 때는 이때 뿐이다. 여전히 앞을 보고 달리고 있고 주변을 볼 여유는 아직이다. 그리고 여전히 하루하루 감사하며 86400초 중에서 잠에 들지 않은 시간을 하나하나 세가면서 나이와는 거슬러 거꾸로 가지 않고 있지 않나 조심조심 더해가고 있다. 꽉꽉 찬 2년.

작년의 글을 뒤돌아본다. 그런 글을 적고는 얼마 있지 않아 다시 소속된 랩(Live Labs)이 잘나가던 것에 반해 문을 닫고 Bing으로의 인력 흡수가 일어나게 되어버렸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여전히 적용된다. 보통 같았다면 지금 있는 팀으로 올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 말 그대로 챌린지는 훨씬 더 큰 것이었다. ‘이곳에 적응’이라는 자신의 사명에 반하는 상황이고 일도 잘하고 적응도 잘하고 원하는 것도 찾고…차근차근 이뤄나가기에는 상황이 급물살을 타고 있었다. ‘적응’을 위해서는 변화가 적은 것이 좋지 않나.

회사에서 매니저는 나에게 Confidence를 지적한다. 잘하고 있는데 내가 그에 대한 의심이 있다는 것을 보인다고한걸까. 둔한 사람이 아니라면 재도약하고 싶은데 발판이 계속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자신감으로 무장되어있을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렸을 적 좋아하던 “용소야”라는 만화책을 보면 고수의 팔(인가?)에서 새가 날아가지 않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데, 알고보니 새가 날아가기 위해 도약하는 시점에 맞춰서 팔을 내려서 도약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게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많이 좋아졌다 한다. 단순히 매니저라서 하는 이야기라면 애초에 꺼내지 않았을테니 뭔가 변한건 있는 것일테지.

여전히 나는 뭔가에 대한 욕심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여정의 한가운데이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이랄까. 애초에 위기지학적 성격이기는 했고, 남들이 뭐라건 내 위치가 어디건 다른 사람들보다는 내게는 적은 스트레스였던 것 같긴 하다. 우리나라에서 만원 지하철에서 졸고 휴가한번 안쓰고 일에 매진하고 다른 것에 눈길을 돌리는게 쉽지 않았을 때에도 그 삶 자체에는 별로 불만은 없었다. 학원도 가고 밴드도 나가고 글도 적고 짬짬이 내 철학대로 살고 있었으니까. 이제는 그런 삶 자체를 실천하려고. 짬짬이가 아니라 생활 자체가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사람만나는 것도 좋고, 이웃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좋고, 운동하는 것도 좋고, 일하는 것도 좋고, 혼자 공상하는 것도 좋고, 싫어하는 것만이 뚜렷한 인간에서 조금씩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되어가는 한해. 뒷마당에 나가서 꽃 한송이 심고 물주면서 한잎한잎 들여다보고, 내가 뭘 잘못했는지 죽어가면 안타까워하고, 열심히 키워 또 꽃 한송이 피고 열매 하나 맺히면 뭔가 이룬 기분에 으쓱하기도 하고. 이게 사는 것이 아닐까. 매주 매달 볼때마다 커가는 아이들, 내 아이들은 아니라도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에, 그들이 커가는 것에 나를 잊고 같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그런 기분, 이게 사는 것이 아닐까.

겨우 1년이지만, 내 삶은 더 감사할 수 있게 바뀌었다. 연인이라면 날짜를 세었겠지만, 난 이 동네 아직 사귀자할 정도로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지긋지긋한 날씨. 살기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구름으로 어두운 날씨를 너무나 싫어하는 이유이지만, 그렇다고 공감하는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니기에 내가 특이한 것은 아니다. 날씨때문에 돌아가고 싶을때도 많다. 한국에 가면 지금보다 좋은 조건으로 좋은 위치에서 더 나은 커리어를 보낼 가능성이 크지만, 적어도 몇년은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것 다 버려도 좋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내 삶 자체인 것 같다.

해보고 싶었던 것들 리스트에서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고, 게스트룸에 짐을 차려놓고 스트레칭에 여념이 없고, 그렇게 싫어하던 운전도 재미를 느끼고 있고, 나무를 가르치는 방법도 조금씩 배우고 있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훌쩍 떠나 자연을 즐기기도 하고 있고, 한동안 즐기지 못하던 음악도 즐기고 있고, 일도 이대로 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듣고 있고, 읽고 싶은 것도 열심히 읽고 있다. 심심할 틈은 없다.

그렇게 바뀐 1년이다. 마음에 작은 한부분 여유라고 불러도 괜찮을지도 모를 부분이 생겼다. 한국에 남아 어렵게 살고 계신 가족들도 있고, 꼭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지만, 곧 한국에 휴가를 간다 2년만에.

Written by charlz

2011년 8월 21일 at 오후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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