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Archive for 8월 2012

터치스크린 키보드에 대한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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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평면의 터치 스크린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기본 문자 입력 인터페이스는 소프트 키보드이다. 편리하게도 사용하는 앱의 의도에 따라서 키보드의 키 배열이 편하게 바뀌고, 제안(Suggestion)을 보여주기도 한다. 숫자를 입력하기 위해서 키패드로 바뀌기도 하고, 다국어를 지원하기 위해서 자국의 입력방식(Input Method)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드웨어 키보드라면 고정된 물리적인 모양에 맞춰서 키를 할당해야하지만, 소프트 키보드는 방식에 맞는 키보드를 제공하는 전환이다.

터치스크린의 키보드는 화면 전체의 일부이다. 물리적인 키보드에서는 내가 입력해야되는 키가 어디에 있느냐가 고정되어있는 것에 비해, 터치스크린의 소프트 키보드는 화면에 가이드를 그려준것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자동수정 기능을 켜놨다고 하면, 지속적으로 제안된 문자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하는 판단을 통해 키보드가 그려진 영역이 아닌곳에 위치한 화면의 “X”를 눌러야한다. 이를 논리적으로 키보드의 일부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분명 물리적으로는 터치스크린의 일부이다.

터치스크린 키보드 인터페이스는 한마디로 인간이 입력하는데 있어서 오랫동안 우리가 – 우리의 뇌가 – 익숙해져있던 한가지 신호를 건너뛰는 것이다. 우리 뇌는 입력을 위해서 사용했던 문맥(Context) 정보로 키를 구분하는 촉감이 포함되어있었는데, 터치스크린에서는 더이상 그 정보가 사용되지 않는다. 이를 우리 뇌가 받아들이는데는 최소한 두가지 경로(Path)가 있다. 기존의 수용 방식을 수정하는 경로와 새로운 경로를 만드는 경로의 두가지이다. 전자의 경우는 “어, 왜 촉감 정보가 부족하지?”하는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기존에 경로가 없거나 아직 뚜렷하게 생성되지 않은 후자의 경우(신인류)에는 저항없이 경로를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우리의 뇌가 전자의 경우에, 경로가 수정되는 일 없이 새로운 경로가 생성되는 케이스밖에 없을 수도 있지만,(어느 것이 맞는지는 뇌 전문가에게 맡긴다.^^) 그 경우에도 새로 만들어진 경로를 선택하게 되는 과정에 저항이 또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가 어느 경우이건간에(수정되거나 새로생기거나) 더 힘든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 후자는 추상화(Abstraction)가 상당히 다르다. 물리적인 버튼을 누르는 것과 화면에 버튼처럼 추상화한 부분을 누르는 것은 분명 인식 자체가 다르고 인식이 다르면 뇌도 다르게 동작하지 않을까. 촉감을 뺀 시각 정보만으로 판단을 할 경우, 촉감에 드는 사고과정이 빠져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더 변화에 유연한 경로가 아닐까. 가정이 맞다면, 우리의 뇌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진화를 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여느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을수록(혹은 컴퓨터에 오랫동안 적응해있던 Population일수록) 적응이 힘든 모습을 보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신)인류는 이 평면 인터페이스의 적응에 진화해가고 있는 것일까.

한가지 궁금한 것은, 이렇게 빠진 촉감이 오류율에 있어서 어떤 변화를 보여줬을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숫자가 있다면 이런 생각이 더 구체적으로 바뀔 수 있을텐데 말이지. 당연히 초기에 터치 디바이스에 터치스크린 키보드가 나왔을때는, 오류율이 꽤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의 오류율은 진화를 뒷받침해줄지, 아니면 그다지 큰 변화가 없을런지 궁금하다. 순수하게 평면화면에 그려준 키보드 버튼에 인간이 적응하여 보조없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오류율을 낮출 수 있는가 아니면, 통계적으로 적응은 그다지 눈에 띄지(Significant)지 않지만 기술이 이를 (오류수정같은 것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말이다.

물론 미래에는 화면이 울퉁불퉁하게 올라오는 화면이 생겨날 수 있고, 이미 실험적인 기술을 선보인 것이 얼마전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기술이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필수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이런 관점과는 다르게 Accessibility 측면에 있어서는 더없이 중요한 기술이겠다). 음성인식 UX는 여전히 어없이 불편(anti-seamless)하고, 모바일 기기에서 전화를 걸기 위해서 비접촉식 인터페이스가 유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려면 좀 먼 것 같고…나는 과연 지금 이렇게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터치스크린 소프트 키보드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소프트웨어를 이해는 하지만, 뇌가 인터페이싱을 위해서 (진화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면 그냥 익숙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변화하고)진화하고 있느냐는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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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arlz

2012년 8월 5일 at 오후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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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타터 제품 후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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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품 후기라기 보다는 전체적인 경험을 간략히 적은 글이다.)

http://www.kickstarter.com/

킥스타터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이 유명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의 대표격인 사이트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나오는 제품들을 많이 눈여겨보고 있고, 여러 제품들을 구매후원하고 있다. 개중에서 가장 처음 후원한 제품이 루나틱 스타일러스 펜이다. 펜 3개가 50불이라는 생각을 하면 꽤 비싸지만, 후원의 성격이고 첫 후원이었기에 살살 가자고 선택한 제품이었다. 스타일러스를 선택한 것은 그냥 호기심이나 충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선택을 했다. 펜 스트로크를 좋아하면서도 직업상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펜을 쓸 일이 짧은 메모/싸인등의 용도 이외에 없는 고로, 일부러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일단 이 사이트에서 돈을 지불할 결심을 했다면, 분명히 생각해야할 것은 “구매”가 아니라 “후원”이라는 것이다. Buyer가 되는 것이 아니라 Backer가 되는 것이다. Backer가 된다는 것은 투자자의 리스크를 떠안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없는 것은 온라인으로 제품을 보는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또한 제품의 질을 보장받을 수 없다.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경우 리뷰나 혹은 인지도, 아니면 제품 회사의 이전 경험등 다양한 실경험들을 토대로 제품 구매를 결정하게 되지만, 킥스타터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주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그들이 만든 아마추어 수준의 마케팅 자료(Material)로 판단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의 아이디어에 대한 환상으로 제품 자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아이디어의 구현이 제대로된 Execution에 의해 쓸만한 제품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본을 투자하는데에 참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갑을 열어야한다. 돈을 엄청나게 많이 모금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된 제품이 되기 위한 Execution도 돈과는 상관없이 프로젝트의 주체들의 능력과 방식에 달려있다. 한마디로 투자자의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다.

수천 수억의 자금을 들이는 것이 아니고 수불에서 혹여 많게는 백여불을 투자하는 것이지만 망하면 형편없는 결과물로 돈을 날릴 각오(까지는 아니더라도 리스크)와 함께 그만큼 그에 상응하는 나의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사실도 인지해야한다. 킥스타터를 통해서 프로젝트의 경과를 중간중간 포스트를 통해서 접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코멘트를 통해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지만, 많은 후원자가 있는 프로젝트에서의 코멘트는 다양한 색깔이기에 피드백이 묻힐 가능성도 크다. 후원자가 적은 수벽명인 경우에는 그만큼 적은 양의 피드백으로 이들을 일일이 대응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한 수천명짜리 후원자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영세(?)한 프로젝트 주체들이 해결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제품의 A/S나 C/S도 쉽지가 않거나 만족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프로젝트 자체가 단발적이고, 그 회사 혹은 프로젝트 주체가 남아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은 이를 분명히한다. 실제 투자와는 다르게 재무상태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내용을 전혀 공개가 되지 않는다.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공개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가격 책정도 어떤 전략이나 재무적인 계획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두리뭉실하게 책정했을 수도 있고 마진율 자체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가격 구조에 서비스가 포함되어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철수네가 후원한 스타일러스의 경우에도 투자를 성공해서 4000여명의 후원과 30만불이라는 큰 금액을 모금한 케이스였는데, 코멘트를 보면 난잡하다 – 물론 본인도 후진 서비스에 다시는 그들 프로젝트를 후원하지 않겠다는 글로 난잡함에 일조했다. 이미 이 회사는 틱톡+루나틱이라는 역대 모금액 9위 프로젝트로 13500여명을 모집/94만불가량을 모금했었던 경력이 있기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4월에 배송되어야할 제품이 공정상의 문제로 다시 제작되어야했고 딜레이되었다. 딜레이되는 과정에서 후원자들의 불만이 있었겠지만, 문제는 이런 회사들이 리스크매니지먼트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좋은 여론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송이 시작된 이후에도 관리 미숙과 수많은 달래기성 허위 멘트로 불만을 만들어냈다. 사실과는 다름에도 배송이 다 나갔다는 포스트를 올리는가하면, 제품 하자에 대한 코멘트도 계속해서 쏟아졌다. 철수네도 몇주간의 딜레이 끝에 제품을 받았는데, 그동안 메일로 날라온 이야기는 메일을 보낼때마다 “내일, 이번주말, 이번에는꼭” 이러다가 결국 나중에는 새로 구매하는 사람들 배치(batch)까지 이어져서 받게 되었다 – 즉, 후원자 배치(batch)가 아니라 사이트를 통해서 구매가 가능하게된 이후 배송되는 제품들과 동일한 배치로 받았다는 것이다. 후원의 의미가 하나도 없고, 후원할 필요 없이 제품이 출시된 뒤에 주문한것과 다를바가 없다. 메일 내용도 “아, 미안” 한마디 뿐, 아웃소싱한 Copy&Paste성격의 반복된 Broken Record였다. 게다가 많은 후원자들이 아직 제품을 받지도 않았는데, 성공적이라고 자랑하면서 이벤트, 그것도 스타일러스를 받지도 못했는데 스타일러스로 그린 그림을 올리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역시나 제품을 받기도 전에 종료했다. 제품이 좋은가 안좋은가 여부와는 상관없이 다시는 후원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후원을 후원의 성격이 아닌 PR의 성격으로 숫자에 불과하게 취급하는 주체라면 그다지 후원할 생각이 없다.

물론 이런 경험에서 얻은 것은, 킥스타터에 후원하지 말아야겠다는 것보다는, 신나는/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들에 비해 부족한 실행력을 감안해야되고 실제 재품과 서비스의 기대치를 낮춰야된다는 그런 현실적인 교훈이었다. 후원의 이유는 좋은 제품을 받고자하는 것보다는, 좋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에 도움을 주자는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후원자를 크건작건 속이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이지만.

앞으로 킥스타터의 모델은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고, 굉장한 아이디어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크라우드 투자와 함께 제대로된 Execution을 가이드 받을 수 있도록 시니어급 이상의 BoD(Board of Directors)나 Advisor등의 인적인 후원 또한 가능하도록 더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Written by charlz

2012년 8월 1일 at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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