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40을 향한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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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떤 연예인이 가장 이쁠때 누드집을 찍어서 남겨두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 기사를 본 것 같다. 그 피크인 시절/시점을 아름답게 남긴다는 그런 뉘앙스였을것같다. 꽤 오래전이다. 하도 누드집이 판을 쳐서 웬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누드집을 낸다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전에 31이 되면서 40이라는 나이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딱히 30대라는 어떤 감상이나 흔히 이야기하는 “30이라니!”가 없었기에, 30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고, 31가 되어서 그런 생각을 했다. 40이 되는 순간, 되돌아본 10년이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어떤 모습이고 싶은걸까. 마흔살 개발자..(혹은 마흔살 관리자?).

20살이 돼서 30살을 그렸던 것처럼 30대를 접어들면서 생각해본 마흔을 그려보면, 웬지 그 흔한 개발자 스테레오타입이 떠오른다. 운동이라고는 회의실로 오가면서 걸어다니는 것 외에는 거의 없는데다가, 처자식과 업무로 얼룩진 삶의 무게에 찌들은 모습이랄까. 40살의 나는 나를 바라보면서 “내나이 되어봐라”하고 간이 안좋은지 황달기의 눈으로 나에게 한마디 던지는 것 같았다. 생각이 너무 극단으로 멀리 간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놈의 개발자 스테레오타입

간이 안좋고 위가 안좋고 허리가 안좋고, 주변에 선배들의 모습(나는 그런 선배들이 주변에 더 많았던 것일까)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역시 30대 계획은 건강에서 출발해야된다! 밥을 남기는 것처럼 20대때의 체력을 남기는 것이 아까워 바닥까지 써버린 것을 40대를 위해 쓰면서도 좀 남겨서 저축해야되는 시기랄까.

가장 이쁠때는 아니지만 아마도 인생이 뭔가 조금은 익어가기 시작할 무렵, 나는 넉넉훈훈한 아저씨가 되어있을 것인가 아니면,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싫은 그런 지경이 되어 있을 것인가 아니면 건강하게 먹고 체력을 가꿔서 흐뭇한 정신과 몸매로 마흔이라는 방점을 찍을 것인가. 뭔가 밝은 얼굴일까, 아니면 퀭한 다크서클을 뽀샵을 가려야되는 그런 결과이게 될 것인가. 내가 무슨 누드집을 찍겠다는 것은 아니고 – 뭔 민폐냐그게 – 40살되는 해에 잘 찍는 사진사를 고용해서 내 모습을 찍자는 생각을 했다.

마흔에 찍은 사진을 서른의 나에게 보낼 수 있는 공상과학적인 방법이 있다면야 모를까,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있어서는 그렇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마흔에 찍을 사진을 위해 서른의 10년을 준비하는 마음을 다지기 위해 생각해본 계획이었다고 할까. 뭐 어차피 내 외모는 정해져(누구보라고 성형할텨?) 빼도 박도 못하는거니까 상관없고, 그보다는 내가 얼마나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잘 가꾸고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내 얼굴에 그리고 내 모습에 그 세월이 담겨서 찍히게 되겠느냐는 그런 맹랑한 생각.

현실적으로야 물론 내공의 사진작가라면 뭔가 장점을 담은 사진을 남겨줄테니까 이러나 저러나 10년의 세월보다는 그분의 실력이 그 사진들을 더 좌우하게 되겠지만서도, 그런 좌뇌스런 생각은 제쳐두고 좀 더 멋진 나이에 대한 로망으로 바라보면서 그 10년을 가꾸면 뭔가 참 흐뭇한 인생이지 않을까. 사진은 내일이라도 찍을 수 있지만, 계획해서 찍는 사진이라면 게다가 10년전 계획해서 찍는 사진이라면 뭔가 비장하게 찍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별것 아닌 계획 아닌 계획이지만, 오늘도 몸과 마음 모두 고이고 해이해지지 않게 그런 마음의 고지를 향해서 뛴다.

Written by charlz

2013년 5월 5일 , 시간: 오후 10:58

Uncategorized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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