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터치스크린 키보드에 대한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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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평면의 터치 스크린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기본 문자 입력 인터페이스는 소프트 키보드이다. 편리하게도 사용하는 앱의 의도에 따라서 키보드의 키 배열이 편하게 바뀌고, 제안(Suggestion)을 보여주기도 한다. 숫자를 입력하기 위해서 키패드로 바뀌기도 하고, 다국어를 지원하기 위해서 자국의 입력방식(Input Method)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드웨어 키보드라면 고정된 물리적인 모양에 맞춰서 키를 할당해야하지만, 소프트 키보드는 방식에 맞는 키보드를 제공하는 전환이다.

터치스크린의 키보드는 화면 전체의 일부이다. 물리적인 키보드에서는 내가 입력해야되는 키가 어디에 있느냐가 고정되어있는 것에 비해, 터치스크린의 소프트 키보드는 화면에 가이드를 그려준것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자동수정 기능을 켜놨다고 하면, 지속적으로 제안된 문자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하는 판단을 통해 키보드가 그려진 영역이 아닌곳에 위치한 화면의 “X”를 눌러야한다. 이를 논리적으로 키보드의 일부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분명 물리적으로는 터치스크린의 일부이다.

터치스크린 키보드 인터페이스는 한마디로 인간이 입력하는데 있어서 오랫동안 우리가 – 우리의 뇌가 – 익숙해져있던 한가지 신호를 건너뛰는 것이다. 우리 뇌는 입력을 위해서 사용했던 문맥(Context) 정보로 키를 구분하는 촉감이 포함되어있었는데, 터치스크린에서는 더이상 그 정보가 사용되지 않는다. 이를 우리 뇌가 받아들이는데는 최소한 두가지 경로(Path)가 있다. 기존의 수용 방식을 수정하는 경로와 새로운 경로를 만드는 경로의 두가지이다. 전자의 경우는 “어, 왜 촉감 정보가 부족하지?”하는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기존에 경로가 없거나 아직 뚜렷하게 생성되지 않은 후자의 경우(신인류)에는 저항없이 경로를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우리의 뇌가 전자의 경우에, 경로가 수정되는 일 없이 새로운 경로가 생성되는 케이스밖에 없을 수도 있지만,(어느 것이 맞는지는 뇌 전문가에게 맡긴다.^^) 그 경우에도 새로 만들어진 경로를 선택하게 되는 과정에 저항이 또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가 어느 경우이건간에(수정되거나 새로생기거나) 더 힘든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 후자는 추상화(Abstraction)가 상당히 다르다. 물리적인 버튼을 누르는 것과 화면에 버튼처럼 추상화한 부분을 누르는 것은 분명 인식 자체가 다르고 인식이 다르면 뇌도 다르게 동작하지 않을까. 촉감을 뺀 시각 정보만으로 판단을 할 경우, 촉감에 드는 사고과정이 빠져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더 변화에 유연한 경로가 아닐까. 가정이 맞다면, 우리의 뇌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진화를 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여느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을수록(혹은 컴퓨터에 오랫동안 적응해있던 Population일수록) 적응이 힘든 모습을 보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신)인류는 이 평면 인터페이스의 적응에 진화해가고 있는 것일까.

한가지 궁금한 것은, 이렇게 빠진 촉감이 오류율에 있어서 어떤 변화를 보여줬을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숫자가 있다면 이런 생각이 더 구체적으로 바뀔 수 있을텐데 말이지. 당연히 초기에 터치 디바이스에 터치스크린 키보드가 나왔을때는, 오류율이 꽤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의 오류율은 진화를 뒷받침해줄지, 아니면 그다지 큰 변화가 없을런지 궁금하다. 순수하게 평면화면에 그려준 키보드 버튼에 인간이 적응하여 보조없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오류율을 낮출 수 있는가 아니면, 통계적으로 적응은 그다지 눈에 띄지(Significant)지 않지만 기술이 이를 (오류수정같은 것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말이다.

물론 미래에는 화면이 울퉁불퉁하게 올라오는 화면이 생겨날 수 있고, 이미 실험적인 기술을 선보인 것이 얼마전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기술이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필수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이런 관점과는 다르게 Accessibility 측면에 있어서는 더없이 중요한 기술이겠다). 음성인식 UX는 여전히 어없이 불편(anti-seamless)하고, 모바일 기기에서 전화를 걸기 위해서 비접촉식 인터페이스가 유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려면 좀 먼 것 같고…나는 과연 지금 이렇게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터치스크린 소프트 키보드에 맞게 진화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소프트웨어를 이해는 하지만, 뇌가 인터페이싱을 위해서 (진화라는 단어가 너무 거창하면 그냥 익숙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변화하고)진화하고 있느냐는 그런 생각.

Written by charlz

2012년 8월 5일 , 시간: 오후 4:09

Uncategorized에 게시됨

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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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윈도우 8의 터치스크린은 유연한 메트로의 성질보다는 둔탁한 느낌이 많이 납니다. 뭔가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면 좋을 텐데요..ㅎ

    아크몬드

    2012년 8월 16일 at 오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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