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킥스타터 제품 후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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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품 후기라기 보다는 전체적인 경험을 간략히 적은 글이다.)

http://www.kickstarter.com/

킥스타터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이 유명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의 대표격인 사이트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나오는 제품들을 많이 눈여겨보고 있고, 여러 제품들을 구매후원하고 있다. 개중에서 가장 처음 후원한 제품이 루나틱 스타일러스 펜이다. 펜 3개가 50불이라는 생각을 하면 꽤 비싸지만, 후원의 성격이고 첫 후원이었기에 살살 가자고 선택한 제품이었다. 스타일러스를 선택한 것은 그냥 호기심이나 충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선택을 했다. 펜 스트로크를 좋아하면서도 직업상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펜을 쓸 일이 짧은 메모/싸인등의 용도 이외에 없는 고로, 일부러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일단 이 사이트에서 돈을 지불할 결심을 했다면, 분명히 생각해야할 것은 “구매”가 아니라 “후원”이라는 것이다. Buyer가 되는 것이 아니라 Backer가 되는 것이다. Backer가 된다는 것은 투자자의 리스크를 떠안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없는 것은 온라인으로 제품을 보는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또한 제품의 질을 보장받을 수 없다.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경우 리뷰나 혹은 인지도, 아니면 제품 회사의 이전 경험등 다양한 실경험들을 토대로 제품 구매를 결정하게 되지만, 킥스타터에서는 제품을 만드는 주체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그들이 만든 아마추어 수준의 마케팅 자료(Material)로 판단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의 아이디어에 대한 환상으로 제품 자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아이디어의 구현이 제대로된 Execution에 의해 쓸만한 제품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본을 투자하는데에 참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갑을 열어야한다. 돈을 엄청나게 많이 모금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된 제품이 되기 위한 Execution도 돈과는 상관없이 프로젝트의 주체들의 능력과 방식에 달려있다. 한마디로 투자자의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다.

수천 수억의 자금을 들이는 것이 아니고 수불에서 혹여 많게는 백여불을 투자하는 것이지만 망하면 형편없는 결과물로 돈을 날릴 각오(까지는 아니더라도 리스크)와 함께 그만큼 그에 상응하는 나의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사실도 인지해야한다. 킥스타터를 통해서 프로젝트의 경과를 중간중간 포스트를 통해서 접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코멘트를 통해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지만, 많은 후원자가 있는 프로젝트에서의 코멘트는 다양한 색깔이기에 피드백이 묻힐 가능성도 크다. 후원자가 적은 수벽명인 경우에는 그만큼 적은 양의 피드백으로 이들을 일일이 대응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한 수천명짜리 후원자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영세(?)한 프로젝트 주체들이 해결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제품의 A/S나 C/S도 쉽지가 않거나 만족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프로젝트 자체가 단발적이고, 그 회사 혹은 프로젝트 주체가 남아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은 이를 분명히한다. 실제 투자와는 다르게 재무상태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내용을 전혀 공개가 되지 않는다.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공개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가격 책정도 어떤 전략이나 재무적인 계획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두리뭉실하게 책정했을 수도 있고 마진율 자체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가격 구조에 서비스가 포함되어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철수네가 후원한 스타일러스의 경우에도 투자를 성공해서 4000여명의 후원과 30만불이라는 큰 금액을 모금한 케이스였는데, 코멘트를 보면 난잡하다 – 물론 본인도 후진 서비스에 다시는 그들 프로젝트를 후원하지 않겠다는 글로 난잡함에 일조했다. 이미 이 회사는 틱톡+루나틱이라는 역대 모금액 9위 프로젝트로 13500여명을 모집/94만불가량을 모금했었던 경력이 있기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4월에 배송되어야할 제품이 공정상의 문제로 다시 제작되어야했고 딜레이되었다. 딜레이되는 과정에서 후원자들의 불만이 있었겠지만, 문제는 이런 회사들이 리스크매니지먼트를 한다기보다는 그냥 좋은 여론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송이 시작된 이후에도 관리 미숙과 수많은 달래기성 허위 멘트로 불만을 만들어냈다. 사실과는 다름에도 배송이 다 나갔다는 포스트를 올리는가하면, 제품 하자에 대한 코멘트도 계속해서 쏟아졌다. 철수네도 몇주간의 딜레이 끝에 제품을 받았는데, 그동안 메일로 날라온 이야기는 메일을 보낼때마다 “내일, 이번주말, 이번에는꼭” 이러다가 결국 나중에는 새로 구매하는 사람들 배치(batch)까지 이어져서 받게 되었다 – 즉, 후원자 배치(batch)가 아니라 사이트를 통해서 구매가 가능하게된 이후 배송되는 제품들과 동일한 배치로 받았다는 것이다. 후원의 의미가 하나도 없고, 후원할 필요 없이 제품이 출시된 뒤에 주문한것과 다를바가 없다. 메일 내용도 “아, 미안” 한마디 뿐, 아웃소싱한 Copy&Paste성격의 반복된 Broken Record였다. 게다가 많은 후원자들이 아직 제품을 받지도 않았는데, 성공적이라고 자랑하면서 이벤트, 그것도 스타일러스를 받지도 못했는데 스타일러스로 그린 그림을 올리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역시나 제품을 받기도 전에 종료했다. 제품이 좋은가 안좋은가 여부와는 상관없이 다시는 후원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후원을 후원의 성격이 아닌 PR의 성격으로 숫자에 불과하게 취급하는 주체라면 그다지 후원할 생각이 없다.

물론 이런 경험에서 얻은 것은, 킥스타터에 후원하지 말아야겠다는 것보다는, 신나는/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들에 비해 부족한 실행력을 감안해야되고 실제 재품과 서비스의 기대치를 낮춰야된다는 그런 현실적인 교훈이었다. 후원의 이유는 좋은 제품을 받고자하는 것보다는, 좋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에 도움을 주자는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후원자를 크건작건 속이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이지만.

앞으로 킥스타터의 모델은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고, 굉장한 아이디어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크라우드 투자와 함께 제대로된 Execution을 가이드 받을 수 있도록 시니어급 이상의 BoD(Board of Directors)나 Advisor등의 인적인 후원 또한 가능하도록 더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Written by charlz

2012년 8월 1일 , 시간: 오후 10:04

Uncategorized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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