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TV의 Disruption (5) TV메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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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앱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적으려고 했는데, 그 전에 새로운 TV라는 것이 기존의 TV의 익숙함을 갖기 위한 최소한의 TV 메타포들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서 순서를 바꿨다. 인터넷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모델들이 뼈에 각인되어있을 정도로 익숙한 TV라는 것을 대체하기 위한 가장 큰 작업은 그 익숙함이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왜 TV라고 이름지으면서 TV와는 다른 제품을 내놓고 사람들이 이동하기를 기대할까 – 그건 뭔가 이상한 전략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까지 사람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의 답으로 TV 메타포의 재현이라는 답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폰은 모바일 컴퓨터를 사용자에게 침투시키기 위해서 휴대전화 메타포를 사용해서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도록 하고, 마치 거기에 가치를 더하는 것처럼 속였(?)다. 마치 전화를 들고 다니는 것 같지만, 이제는 점차 전화로 사용하는 시간보다 컴퓨터로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고, 이미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요즘에는 문자를 보내는 것인지 카톡/iMessage로 채팅을 하는 것인지 구분하는 것도 의미가 없고 그로 인해 엄청났던 문자 수익모델은 더이상 천정을 뚫지 못한다. TV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익숙한 방식들로 포장된 새로운 패러다임들이 침투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기존의 골수 사용자들이 넘어오게 하기에 어렵거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 거대 기업들이 커다란 자본으로 긴 시간동안 버텨서 진화되는 방향이 아니라면 말이다. 즉, 새로운 제품이더라도 안방 TV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TV 메타포를 일부 재현하는 것은 좀 더 유효한 전략일 것이다.

이전 글을 구글 TV를 언급하면서 마무리 했는데, 직접 홈페이지에 가서 한번씩 보길 바란다. 기능들, 솔직히 “좋다”. 케이블도 되고 지상파도 되고 인터넷도 되고 웬만한 것 다된다. 앱마켓도 있다. 그런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게 TV냐는 것이다. 이름은 구글 TV지만, 사실 TV라는 생각보다는 이런 저런 기능들을 엮은 컴퓨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왜 굳이 사용자는 이 제품을 사야하는건가. 내가 거실에 있는 TV를 사용하던 방식을 바꿔가면서 사야하는 부가가치는 무엇일까? 기존의 TV에 연결하는 게임기라면, 비슷한 기능들을 제공하는데 이에 비해서 내가 가질 장점은 뭘까. 홈페이지에는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게임기를 들여다보자. 게임기는 게임을 하는 장치라는 아이덴티티가 분명하다. TV에 연결해야된다는 것에는 이미 익숙하다. 일단 게임이 된다! 게임기도 사실은 컴퓨터이고, 요즘 게임기의 기능에 영화를 보는 넷플릭스/훌루라던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능들은 있거나 추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엑박에도 곧 웹브라우저가 추가될 예정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TV는 이미 가정에 존재하고 익숙한 게임기와 커다란 화면의 TV위에 어떤 부가적인 가치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들을 설명하고자 하거나 사용자에게 이런 부분을 어필시키지 않고 있다. 아마도 설득력이 크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최소한 지금의 전략은 게임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할 수 있는 커다란(꼭 커다랄 필요는 없지만) TV를 대체해야되는 것이다. 일단 더 좋은 TV라고 외치기 위해서는 자신이 TV라는 사실부터 확실히 밝혀야되지 않을까. TV가 아니고 새로운 “TV보다 좋은” 무언가이고 TV를 대체한다고 마케팅한다해도 일반사용자에게는 그렇게 (필요에 의해서) 좋을만한게 그다지 없다. 대개는 TV에서 안되면 컴퓨터에서 되고 컴퓨터를 사용하면 된다.

TV를 단순화하면 논리적으로 입력 – 처리 – 출력의 3 부분으로 나눌 수 있겠다. 표준화된 외부 장치로부터 입력을 받을 수 있도 있고, 혹은 자체적인 장치를 통해 직접 공중파를 (튜너로) 수신하여 이를 입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요즘은 하드디스크를 USB포트에 달아서 동영상을 볼 수도, 혹은 DLNA같은 것도 직접 지원해서 네트웍을 통해서 입력을 받을 수도 있다. TV(Television, 텔레비젼, 테레비는 일본말에서 온 변형)는 단순히 매체를 이야기하고, 공중파, 케이블(CATV), 셋탑박스, 위성방송, 등등 여러 경로로 컨텐트를 받아 소비할 수 있다. 단순히 매체이기에, 뿐만아니라 비디오, DVD, 블루레이, 다양한 게임기 혹은 컴퓨터와 연결할 수도 있다. 뭐가 어찌되었건, TV는 결국 “이미” 어디선가 오는 내용을 소비하는 장치다.

다음은 처리. 예를 들어 입력에 따라 업스케일/다운스케일, 보정, 채널전환, 입력소스 전환 혹은 근래에는 컴퓨터의 일부 기능으로 파일관리라던가 어색한 설정인터페이스등을 처리하는 등 입출력의 보조적인 처리기능들 위주였다. 인터페이스들은 하나같이 어색하고 뭔기능인지 모를 기능들과 원하는 기능을 찾기에도 직관적이 않은 등 TV스러웠다. 출력이자 소비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플라즈마, LCD, LED, DLP등의 좀 더 사실적인 재현 대비 가격에 촛점을 투고 변화해왔다. 이런 화살같이 한방향으로 발전한 논리적 구분을 기반으로한 특징들로 다시 “컴퓨터의 특징을 제외한” TV를 생각하면 TV 메타포라는 것이 사실은 간단한 원시적인 것이다.

첫째, 언제나 움직이고 소리가 나야하며 같은것이 계속 떠 있거나 반복되면 TV 느낌이 아니다. 사람들이 TV앞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는 방송, 즉 움직이는/계속 바뀌는 동영상이라는 본질때문일 것이다. TV를 켜면(호텔같은 곳의 PPV같은 것이 아닌이상) 메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든 랜덤한 상황이든 동영상을 기대한다. 입력을 지속적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바꿀때마다 움직이는 화면이 지속된다. 어떤 미디엄을 통해서 입력을 받던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다. 이는 TV를 대체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정적인” 메뉴방식에서 시작한다는 사실과는 배치되는 컨셉으로 사실은 유지해야되는 TV 메타포 중 한가지이다. 쉽게 생각하자: TV에서 TV가 안나오면 이상하다. 예를 들어, 메뉴가 나와도 채널들이 조그맣게 목록으로 보이는 것보다 뭔가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TV 컨텐트 위에 나와야 TV답다.

이를 확장하면, 페이지 기반의 브라우징은 TV 메타포를 거스르는 컨텐트라는 의미도 된다. 홈 스크린에 정적인 메뉴를 두는 것도 비슷하다. 언제나 영상이 메인이고, 다른 데이타/어도너/자막/정보는 모두 데코레이션의 느낌이다. 사진따위의 정적인 컨텐트를 보는 기능은 TV에서 그 기능 자체로써는 의미가 약하고, TV와는 그대로 융합하기 힘든 기능이다 – 뭔가 움직이는(인터페이스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계속 움직이는) 기획이 필요하다. 뭐든지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여러사람이 본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채널을 바꿀때 채널 메뉴를 보고 있는 것보다는, 보고 있는 화면이 심심하지 않게 광고라도 나와서 움직여야 TV다. 꼭 전환이 에니메이션이어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이것이 올바르다, 효율적이다, 좋은 인터페이스이다…라는 관점을 떠나서 사람들의 뇌에 그런 길이 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리모콘. 이것은 현재 불변의 인터페이스이다. TV를 대체하는데 입력장치가 리모콘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그냥 그 방식을 유지하고 리모콘을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요새는 아이폰과 연동하거나, 이상하게 생긴 키보드 같은 것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는 얼마나 될까, 아직은 리모콘과 비교가 안될 것이다. 미래에는 뭔가 다른 방식의 TV를 제어하는 HUI로 바뀔 것이라고 하지만, 얼마전의 딜버트 만화가 상징적으로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리모콘을 대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가 될 수 있다. 혼자만 보는 것이 아닌 TV 앞에서 팔을 휘두르는 것은 이상적인 인터페이스가 아닐 것이다.

다른 기기들도 제어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유니버셜 장치들도 사실 “리모콘” 메타포다. 불을 끄고 TV로 영화를 보다가 다시 불을 켜서 키보드로 뭔가를 적는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기획일까. 키보드에 백릿 기능이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왜 영화를 보는 경험(Experience)을 마치 영화관에서 전화를 환하게 켜서 주변사람들 불편하게 하듯이 해치나. 리모콘이 인터페이스이어야되는 상황이라면 검색은 무용지물이된다. TV에 기존의 웹브라우징 기능이 다시 한번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도통 제대로 된 입력장치 혁신 없이 무슨 수로 주소를 입력해서 브라우징이나 검색을 하라는 것인가. 역시나 TV 메타포를 생각해서 만들어야되는, 그냥 좋은 기능이라고 갖다 붙여봐야 소용없는 것들이다. 인터페이스의 혁신 없이도 링크와 필터링, 제안(Suggestion)등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지만, 이런 것을 생각해서 만든 TV는 듣도 보도 못했다(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글흐름에 맞으면 좀 더 자세히 적어보겠다).

셋째, Seamless한 경험이 중요하다. DTV이전의 TV에서 채널을 전환하면 군더더기 없이 해당 채널로 넘어간다. 채널들을 네비게이션할때도 위아래 버튼을 누를때마다 바로바로 바뀌어서 보여준다 – 아날로그 시절의 큰 특징이기도 하다. 하다못해 마치 가스불을 키듯이 다이얼로 돌려서 채널을 전환하던 구형 TV들도 드르륵 소리내면서 전환되면서도 채널들이 바로바로 드르륵 소리에 맞춰서 전부 보일 정도로 빠르게 전환되었다. DTV로 처음 넘어왔을때 TV들을 기억한다. 채널을 전환하면 전환될때까지 인지할 수 있을만한 긴 딜레이가 있다. 이는 Seamless한 경험의 큰 방해요소다. 눈을 한번 깜빡이는 시간은 대충 200ms쯤된다고 치면, 이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편리한 메뉴로 보여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보고 싶은 것을 바로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한 UX인데 엉뚱한 기술에 촛점을 두고 있다. 아래는 이번 안드로이드의 새 버젼인 Jelly Bean의 이 ms(millisecond)단위의 개선을 위한 Project Butter라는 코드명의 작업을 설명하는 영상이다:

ms(millisecond) 단위의 변화는 사용자들이 말로는 그 부분을 집어내기가 힘들지만, 인지를 통해서 그 효과 자체가 통계에 나타난다. 즉, “뭔가 다른 것 같은데 말로는 설명하지 못하겠다”는 것들은 인터뷰같은 것을 통한 유저 스터디 같은 방식으로는 알아내기 힘들고, 오랫동안 안드로이드의 문제였었다. 이것도 마이크로 스케일의 일종의  Seamless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 버튼을 5개 혹은 8단계의 메뉴를 거쳐야된다면, 그것 또한 문제다. 물리적인 버튼에 숫자가 쓰여있어서 누르면 해당 채널로 바뀌던 방법만큼 직관적이고 편한 인터페이스가 없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복잡성/다양성으로 인해 불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에 재현이 쉽지 않지만, 그 메타포는 필요한 것이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의 근원이라고 하는 Braun의 Dieter Rams의 유명한 10가지 디자인 법칙을 봐도 그것과 들어맞는다. 사용자에게 정보를 마구 들이대면, 그다지 예측할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예측이 안되면 그에 맞춰서 개선하는 것도 힘들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터페이스인가.

제대로된 N스크린 전략도 Seamlessness가 중요한 요소이다. 문제는 기술적으로 잘 안된다는 것. TV에서 보던 것을 손안의 디바이스로 옮겨서 이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진짜로 끝내주는 기능이다. 다만, 그것이 제대로 될 때를 가정하면 말이다. 전환하는데 기다리라는 에니메이션이 빙글빙글 돌면서 기다리게 되는 순간 벌써 사용자는 혀를 찬다. 디바이스에서 보던 것을 TV에서 볼 수 있는데 TV에서 보던 것을 디바이스로 못 옮겨오는 것도 이상하다. 옮겨왔다고 해도, 다시 보던 곳을 찾아서 FF를 해야한다면 그것도 골치다.

넷째, TV는 선택 뿐만 아니라 Serendipity Device다. 어떤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 TV를 키는 경우도 있지만, TV를 보기 위해서 TV를 키는 경우도 많다. 눈앞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면 보고, 아니면 채널브라우징을 한다. 혹은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자 켰어도 눈앞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면 역시나 그것을 볼 수도 있다. 채널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랜덤한 것이다. 시작 시간이 10분 늦어졌는데 TV를 켰다. 역시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 10분동안은 시청자에게는 늦어진 자체로는 안타까운 낭비일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간접기회가 형성되고 광고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볼 수도 있다. 역시나 이런 점이 “좋다/효율적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이고, 사람들이 익숙한 패러다임이라는 것이다. 메뉴는 이 경험/메타포를 잘 제공하지 못한다.

Serendipity를 위해서 UX를 기획/디자인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보이지만, 기존 TV 사용자에게는 분명 어필할 요소가 아닐까. TV의 Serendipity는 어쩌면 향수다. 지금 자라는 새로운 세대들은 아마도 감염되어있지 않기에, 시간이 지나 더이상 향수를 느낄 세대가 다수가 아닐때쯤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지도 모르는 그런 것. 하지만, 아직 그 세대들이 더이상 TV를 구매할 결정력이 없어지는 때가 오기에는 좀 멀다. 그 전에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이를 만족/대체할 방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바보상자인것을 알면서 보던 TV였는데, 효율성을 따지고 들 기기는 아니지 않을까. 꼭 그래야된다기보다도, 사용자가 그런 것에 익숙해져있고 이를 버릴만한 더 큰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한에는 대체하는 것이 더더욱 먼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몇가지 유지하면 어필할만한 TV 메타포를 들었다. TV는 일종의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제품 자체로 사람들이 스위치하게하기 위해서는 이 점을 이해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디지탈이라는 것은 사람을 돕기 위해서 나온 산물이고, 아날로그한 사람들의 사고를 바꾸고자하는 것은 아니다. TV의 Disruption은 제품기획의 촛점을 사람에게 다시 바꾸는 것으로 일어나기 쉽지 않을까. 물론 구글처럼 GFTV(Google Fiber TV)같은 방식으로 TV를 끼워팔아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제품 입장의 접근이라기 보다는 E2E 자체를 통째로 대체하는 관점이기에 다르다고 하겠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TV  자체의 문제들이 인터넷/컴퓨터와 융합하고 안방에 들어서기 위해서 해결되어야할 것들도 있다.

…계속.

Written by charlz

2012년 7월 28일 , 시간: 오후 11:06

Uncategorized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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