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TV의 Disruption (3) TV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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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단 영화관이라는 매체에서의 1차 소비(상영, Exhibition)를 위해 만들어진다. 근래에 와서야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은 영화들이 생기기도 하지만애초에 2차시장(B급영화/포르노/씨리즈/만화영화등)을 노린 영화시장도 있지만, 기본적인 의도는 상영이다. 상영을 통해서 박스오피스같은데에서 자리를 틀고(돈 관계를 설정하고), 다음 매체로 판권을 넘기게 된다. 결국 티어를 거쳐서 IPTV/PPT/신디케이션등을 통해서 TV로 오게된다. 반면 TV 매체(Media)에서의 소비는 기본적으로 방송(Broadcasting)이다. 물론 이제는 개념이 달라져서, 온디맨드/PPV처럼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다운로드/스트리밍을 할 수 있긴하다. 넝굴당이나 나가수를 봤냐고 물어본다면 (내맘대로)굳이 나누면, 본방/재방을 봤냐는 의미가 제일 크고, 그리고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해서 봤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방송은 정해진 시간에 전달한다는 중요한 메카니즘이 있고, 반대로 (실시간이 아닌)스트리밍/다운로드는 어딘가에 저장된 컨텐트를 소비한다는 느낌이 있다.

한동안 그리고 아직도 이 사람들의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는 방송의 중요한 컨셉은 해당 컨텐트를 시청하기 위해 “동시에”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편하게 광고를 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에 오랫동안 “비즈니스”가 꽃필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예를 들어, 어떤 웹사이트에 동시에 시청자 xx%가 동접하도록 만들 수 있는 어려운 기회가 TV 방송에는 항상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이렇게 컨텐트를 시간이라는 축에 큐레이션(편성)할 수 있다는 장점은 큰 것이고, 그만큼 또 기득권이 거기에 모여든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은 별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시간의 축을 따라 광고를 보면서(혹은 다른채널을 메뚜기하면서) 원하는 프로그램이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끝난 아쉬움을 광고로 메꾼다. 프로그램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다면, 더이상 보지 않겠다는 다짐이 아니라면 광고를 별 생각없이 받아들인다. 이것이 방송의 기본 개념이고, 온디맨드 스트리밍에 반하는 이전부터 존재하던 스트리밍 방식이다.

생방송은 경험을 동시에 공유할 수 있는 또하나의 큰 매력을 준다. 생방송을 통한 경험의 동기화(Sync)는 이미 그 효과가 증명되어있다. 녹화해서 본다고 다른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닌데도, 현재 진행중인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효과의 프리미엄이다. 굳이 증명하지 않더라도, 얼마나 큰 돈뭉치가 날라다니느냐를 생각해보면 된다. 공연, 경기, 뉴스 등의 생생함은 녹화해서 생방송이라고 속이고 틀어줘도 효과가 같지 않을까. 생방송은 녹화가되면 “생”의 가치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 프리미엄도 줄어든다. 따라서 그 가치에 의해서 생방송은 중계권도 판다. 영화의 판권처럼 아무나한테 방송하는 것도 안되도록 계약이 또 복잡해진다. 아무튼 역시나 횡포를 부릴 수 있는데서는 횡포가 성행한다. 얼마전 유로2012 경기를 보기 위해서 좀 어두운데로 가야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될것이다. 유투브 같은데서는 올라오는대로 이를 처리하는 알바들이 있지 않았을까.

또다른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슈퍼볼 시즌의 광고 단가이다. 이번에 평균 350만불이었다고한다. 내년 슈퍼볼XLVII가 2월 3일인데, 이때가 Mardi Gras라는 커다란 축제와 겹쳐서 축제 자체를 옮겨야하는 영향력이다. 역대 최고 시청률도 여기서 나온다. 현재 계약으로 NFL의 방송은 현재 ESPN,NBC,CBS,Fox,NFL Network의 독점이고 타 방송사들은 손가락을 빨아야하는 현실이다. 계약 내용을 보면 골치가 아플정도로 복잡하다(물론 미식축구를 잘 모르는 이유도 있지만^^).

물론 인터넷 스트리밍에도 리얼타임 스트리밍이라는 것이 있지만, 아직은 이미 익숙해져있는 시간축에 기반한 방송보다는 효과가 적고, 웃기게도 리얼타임으로 제공하기에 훌륭한 프리미엄 컨텐트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비즈니스 자체 비용대비 자본에 있어서 쉽지 않아서 이벤트성이 많다. 슈퍼볼 같은 이벤트라면 모를까. 물론 올해 NBC에서 최초로 스트리밍을 공식적으로 제공했다. 앞으로 좀 더 발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방송은 영화와는 다르게 넓은 의미에서 해당 채널 소유자가 계속해서 컨텐트를 어떤식으로든 공급해야한다. 예를 들어, 직접 제작하기도 하고, 제작을 외주를 주기도 하고, 재방을 하기도하고, 판권/중계권을 사서 방송하기도한다 – 각 나라의 법과 이해관계와 잇권 등에 의해 다르긴 하다. 채널을 사용해서 돈을 벌고 번 돈의 일부로 다음 돈을 벌 기반인 컨텐트를 확보/제작 그리고 공급하는 것이고, 또한 시청자가 그 채널로 마음을 돌리게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단순화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보면 광고단가도 올라가고 광고주도 만족하는 구조.

이렇게 시간축을 바탕으로 채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수라상처럼 정갈하게 컨텐트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능력이 되는 한도에서의 이야기이겠다 –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컨텐트 공급이 항상 부족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수라상만을 원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이전에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지상파밖에 없던 시절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TV에 컨텐트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 재미난 기사가 올라왔다: Judge Says Aereo, a TV Streaming Service, May Continue. Aereo는 안테나로 지상파를 수신해서 아이패드와 같은 사용자의 기기에 전송하는 서비스를 한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재전송은 역시나 돈관계로 문제가 많은 영역이다 – 우리나라도 SO와의 HD 재전송문제는 익히 알려져있기도 하다. 하지만, Aereo의 모델은 재미있다. 사용자 개개인에게 조그만 안테나를 할당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개인이 지상파 방송을 (매달 12불로 빌리는) 자신의 안테나로 수신 한 것이니 문제가 없다는 대충 그런 모델이다. 이에 지상파 방송을 하는 채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회사에게 중지 명령을 요청한 것이고, 이 요청이 기각되었고 소송이 진행된다는 기사이다. 내 주변에 널려있는 전파를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를 허가받지 않고 (돈을 지불하지 않고) 사업화하면 저작물이기에 안된다는 것은 얼핏 애매하지만 방송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들이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잇권을 지키고 싶은 심정은 글에서 여러번 이야기해서 이제는 진부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기사를 보면 “irreparable harm”라고까지 절실하게 주장을 했다고 한다. 아직도 이렇게 자신들의 수익원인 공급망을 쥐고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 기업들이다. 며칠전 Viacom에서 DirecTV 채널들을 끊은(Blackout) 사태도 역시나 돈문제다 – 사용자만 바보가 되는 상황이다.

케이블 TV의 등장과 함께 채널 수가 폭주하면서 사용자에게 메이저 채널 이외의 편성의 의미는 전보다 많이 퇴색했다. 사업자들은 더이상 시간의 축에만 의존하기 힘들어졌다. 깨알같은 편성표가 의미가 있을까. 채널에 테마(영화, 스포츠, 역사, 과학, 드라마 등등등)가 생기고 – 해당 테마를 원하는 사람들은 무리없이 해당 채널을 선택하면 대충 구미에 맞는 내용이 나올터 – 지상파보다 원색적인 호객(?)을 하기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수많은 채널들을 볼때 사람들은 편성표에 의존하기보다는 이전보다 광고(채널 마케팅)에 더 의존을 하게 되지 않을까. 채널간의 자본 경쟁으로 빈익빈부익부도 뻔한 일이다.

얼핏 채널이 많다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많아서 좋은것처럼 보이지만, 뭐든지 많으면 인간이 수용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게된다. 마치 인터넷의 바다에서 좋은 정보를 찾는 일이 힘들어지는 것으로 그런 일을 하는 서비스가 뜨는것처럼, 너무 많은 채널은 채널 사업자로서의 비즈니스 모델 혹은 브랜드가 아닌 단순히 사용자가 원하는 컨텐트로 가는 링크로 퇴색해버리는 것이다. 수백개 채널 중에서 자주보는 채널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검색, 광고, 추천, 테마 등에 의존해서 채널보다는 컨텐트에더 집중하게 된다. 채널의 낮은 번호에 집착하고 싸우고 혜택을 주는 이유도 단순하다. 우리나라서도 IPTV에서는 채널들의 방송과 함께 VOD 컨텐트도 제공하여 실제로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 같지만, 이렇게 파편화된 상황을 통틀어 활용도는 얼마나 될까. 왜 컨텐트는 인터넷에서 오는데, 컴퓨터나 다름없는 셋탑박스는 그들만의 플랫폼이어야하는가. 물론 대충 이유는 IPTV 자체도 통신사들의 끼워팔기와 연계된 사업이기도 하기 때문이겠지, 인터넷에 연결이 되어있어야하는 IPTV이기에.

TV의 혁신을 생각할때 또한가지 큰 부분은 꽤나 다양한 방송에 관한 법이다. 잇권과 엉켜있어서 본래 의도인 공정성은 퇴색했고, 또한 새로운 미디어의 빠른 발전/변화 속도를 법이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있고, 결국 기득권의 보호를 위한 역할을 되려 많이하는게 이쪽 법이다. 매일 관련 기사들이 쏟아진다. 중립을 지켜야할 공영방송이 사실상 국영방송으로 평가되는 상황도 법의 형평성과 관련이 많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고 할 수 있는 따분한 이야기들이 쌓여있고 매일 나오지만, 중요한 점은 컨텐트와 사용자 사이에서 혁신을 가로막는 다양한 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내가 보고싶은 컨텐트와 나 사이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중간자 이외에 아무도 있을 필요가 없다. 아마도 넷플릭스/훌루/곰TV/판도라TV등의 OTT(Over-The-Top)방송사들의 방식이 그 과도기가 아닐까. 컨텐트를 발견(Discover)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과 해당 컨텐트를 제공하는 역할은 다른 것인데 사용자들을 헷갈리게해서 중간에서 돈놀이를한다. 그럼에도 또 쓸데없는 제제들과 단계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나에게 백개가 넘는 채널이 정말 필요한 것일까, 컨텐트가 중요한건데. TV의 Disruption은 이런 관점에서 와야할 것이다.

…계속

Written by charlz

2012년 7월 13일 , 시간: 오후 11:57

Uncategorized에 게시됨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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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TV의 Disruption (3) TV방송 […]

  2. […]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점이 크게 다른 점이다. 하지만, 왜 굳이 – 이전 글에서처럼 골치아픈 일들이 많을 – TV 업계와 한바탕 하겠다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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