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바보야, TV 플랫폼이 아니고 TV 플랫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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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WWDC에서 Apple TV SDK를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고 스티브잡스가 달을 가리키는데 모두들 손가락이 멋지게 생겼다는 이야기만하니 답답해서 – 물론 내 생각과 다르니 답답한거지 사실일지는 며느리도 모르지만 – 내가 생각하는 스티브가 깼다는 그 부분을 급하게 한마디 졸필로 적어본다.

일단 고 스티브잡스의 두가지를 보자. 첫째, 그는 Control Freak다. 모두가 알다시피 컨트롤이 안되면 애기처럼 뒤집어지는 – 비난하고 욕하고 화내고 – 스타일로 알려져있다. 이 점은 스티브가 죽기전에 지금의 TV 밑그림에서 어디에 손을 댔는지를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TV에서 기존 업체들이 쥐고 놓지 않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어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음악을 팔 수 있게된 것 자체가 혁신으로 이야기된다. 기존 업계가 잇권을 위해 바꾸길 거부했던 부분 – 사용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는 부분을 해결했다. 아이폰은 캐리어가 휘두르는 힘 – 마치 카카오톡에 음성기능이 되면서 통신사에서 난리치듯이 – 따위 걸림돌이라는 듯이 넘어서는 것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빼았았다. 캐리어 니들이 뭐라던 나는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거다.

둘째, 스티브잡스가 성공한 부분은 플랫폼이다. 가장 성공한 아이폰/아이패드의 케이스를 보면 플랫폼을 만들어 이를 통해 하드웨어 장사에 성공한 것이다. 잘(?) 제어된 생태계”Ecosystem”를 만들 기반으로써의 잘(?) 제어된 플랫폼. 생태계의 일급 시민들은 맘에 안들어도 바꿀 수 없지만 나름대로 품질이 우수한 포장된 길이 나있고 그 밖으로 나가면 돌봐주지 않는 그런 형태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시킨 것이다. 이 또한 TV 업계에서 애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얼마전에 최신 TV를 보면서 다양하게 신기한 기능들을 접해봤다. 이미 인터넷에 연결되고 다양한 미디어가 DLNA등을 통해서 무선으로 재생될 수 있는 기능들이야 있지만, 앱을 설치하고 게임을 할 수도 있는 TV라니. 게다가 앱스토어도 있다. 하지만,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필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는 TV의 부가 기능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앱화면에서 TV로 가는 구조가 아닌 TV를 보다가 앱화면으로 가는 무슨 배트맨과 로빈의 로빈같은 느낌의 구조 – 로빈이 배트맨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까 게임하려면 TV에 게임기를 연결해서 – 사실은 이미 연결되어있는 게임기 – 여기서 게임을 하면 되지 않냐는 생각이 바로 든다. 하지만, 이정도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거의 다 왔다. 그런데 아직 가지 못한 그곳이 어디일까.

스티브 잡스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그 부분이 계속 가려웠을 것이고 이를 바꾸기 위해서 여기저기 쑤시면서 드디어 해결(Crack)했다고까지 이야기했을 것이다. 첫째로, 못건드리는, 혹은 안건드리는 스티브가 못견디는 부분은 바로 미디어 스트림 자체. 둘째로, 플랫폼이라고는 하지만, TV에 컴퓨터를 하드웨어적으로 갖다 붙인 반쪽짜리 플랫폼들, 이를 제대로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 나는 제어되지 않는 부분인 TV라는 미디어 자체의 제어(가공)와 이를 위한 생태계가 바로 위에서 언급한 고 스티브의 2가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TV에서 나오는 스트림 자체를 쉽게 가공 변형하여 서드파티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은 여지껏 없었다. 제휴를 하거나 업체가 자신들의 제품으로 혁신(?)을 한 경우들이야 있었지만, 아이폰처럼 인디 개발자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에 있었을까. 삼성에서 다양한 기능을 TV에 넣고 스마트TV니 뭐니 이야기하지만, 이는 다 삼성에서 만들고 삼성에서 주무르고 삼성에서 디자인한 소프트웨어들(사실은 하드웨어에 부가적인 소프트웨어들)이다.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적 혁신이야 꽤 많지만, 얼마나 사용자에 가까운 소프트웨어 혁신이 있을 수 있을까. TV에 앱스토어가 있고 TV의 CPU를 활용할 수 있지만, 앱따로 TV를 보는 것 따로, 이 두가지가 한 하드웨어에 들어갔음에도 융합이 되질 않고 따로놀고 있다. 왜 플랫폼을 안열어주고 느려터진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사용자는 기다려야하나.

TV에서 나오는 채널들을 못건드리는 이유는 잇권과 연계가 되어있어서가 아닐까. 간단히, TV스트림에서 광고를 감지해서 그동안 다른 채널로 잠시 돌려주는 기능의 앱이 있다고 하자. 사용자 이외에 어느 누가 이를 반기겠는가. 광고주? CP? 캐리어? 아무도 반가워할리가 없다. 그들의 잇권을 빼앗아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옛날에 화면에 두 채널이 한 화면에 하나는 작은 화면으로 동시에 보여주는 동시화면(PIP)기능이 처음 나왔을때, 대단한 것처럼 회자되었지만, 나는 그 기능을 한번도 TV로 써본일이 없다(물론 나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다른 사람이랑 있을때도 본 적이 없거니와 쓴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굉장히 오래전에 나온 기능인데도 그 모양 그대로 진화가 없다. TV 업체마다 다른 구현일 것이고, 그걸 응용하거나 더 나은 기능으로 바꾸려는 흔적도 없다. 하지만, TV 플랫폼에서 TV 스트림을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을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열어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는가. 다양한 방식의 PIP가 사용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진다면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으려나. 혹은 기존의 방송국과는 다른 개념의 앱자체가 채널인 인터랙티브 채널들이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 가능성은 무한하다.

지금의 TV란놈은 아주아주아주 소프트웨어적 사고가 모자른 방식의 전자 제품이다. 기존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개념을 TV에 넣어봐야 하드웨어의 부가 기능으로써의 소프트웨어라면 할 수 있는 것은 굳이 TV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들뿐일 것이다. 하지만, TV의 고유한 영역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준다면, 이는 Disruptive하다 아니할 수 없다.

뭐 물론 내일 이런 발표를 할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새로운 Apple TV UI와 Apple TV SDK라는 말을 들었을때, 이를 위한 포석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한마디 적어봤다. 이것이 스티브가 생각한 새로운 TV 플랫폼의 모습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한다. 아니 최소한 이정도 밑그림은 되어줘야 크랙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바보야, TV(에 컴퓨터를 혹처럼 단) 플랫폼이 아니고 TV(라는 미디어와 융합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야…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Written by charlz

2012년 6월 10일 , 시간: 오후 6:29

Uncategorized에 게시됨

4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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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플은 절대 스마트 티비를 못 만든다.
    http://blog.daum.net/1324765/?t__nil_login=myblog
    콘츄롤러 측면에서 바라 본 저의 소견 입니다.

    • 네 길지만 다양한 이야기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집에 삼성TV에 딸려온 리모콘이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서 어떤 HUI가 얼마나 더가야 대체 가능한 다음 단계가 될런지 참 궁금합니다. 물론 집에 하모니도 있고, 그래서 IR 익스텐더도 쓰고 하지만, 간단한 구형 리모콘에 손이 제일 많이 가고 찾기도 좋고, 결정적으로 편하거든요. 키넥트도 잘될때는 편하지만 팔아플때 불편하고, 음성인식도 감기걸려 목아플때는 짜증나구요. LeapMotion도 주문은 했지만, 아직은 장난감 이상으로 생각하지는 않구요. 하지만, TV의 문제와는 별개가 아니지 않을까요.

      charlz

      2012년 6월 11일 at 오후 2:22

  2. […] 지난번 바보야, TV 플랫폼이 아니고 TV 플랫폼이야. 글을 쓰고 나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TV가 융합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TV의 Disruption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디를 들여다봐야하는 것일까. […]

  3. […]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플랫폼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제공해야된다. 이전에 [바보야…] 글에서 언급했듯이 컨텐트 자체의 가공 여부도 플랫폼 레이어에서 해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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