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려면”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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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문님의 글을 통해서 네이버가 10년간 1000억을 들여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여기저기 검색해보고 관련 내용들을 들여다봤는데, 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물론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하겠지만, 나는 인재 양성의 그 취지에 동의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강국 되기글을 보고 든 내 무작위 생각들은 이렇다:

  • 사관학교가 숫자 배양하기인 이유 –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일이라는 이론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과거의 속성 학원이나 자격증 학원과 비교하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왜 질적인 향상은 없을것이라는 단정을 짓게 된 것일까. NHN이 한국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기업 중 하나지. 기사가 10년간 1000억을 들여서 데이타센터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면 어떤 반응일까? 삼성 일가에서 돈먹고 돈먹는걸 황당해 해야할 때에 되려 인재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결정된 만큼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이 좋지 않을까.
  • 너무 해외 사례에 의존적인 비교 –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렇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저렇습니다. 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합당한 비교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브잡스가 나와야된다는 이야기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 우리나라에서 스티브잡스가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리콘 밸리의 잘된 사례들을 본받아 합당하게 적용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거기서 모랬다고 모라고 반응할 이유가 하등 없다. 한국과의 비교에서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주루룩 예로 들어야하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 “정부 청사 안에서 시간을 보낸사람들이 쫓…복잡해졌다” –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느리기로 치면 미국에 비슷한 곳이 수두룩하지 않을까. 역시나 우리나라의 땅덩어리가 작다고 작은 실리콘밸리에 비교해야되는 것은 아니지않나. 미국이 실리콘 밸리인 것도 아니다.
  • “…존경을 받고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가?” – 이 부분에서는 솔직히 거시기 했다. 공개적으로 존경을 받고 고액 연봉을 받아야 성공한 것일까? 이런 생각을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면, 글의 이야기가 조금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돈많이 벌어 존경받는 것이 성공이라면, 실리콘 밸리에서의 성공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소프트웨어 강국이 될 기반을 갖추는 것은 애초에 다른 비교라고 생각한다. 되려 본받고 비교하자면, 예를 들어 핀란드 같은 나라와 비교해서 비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은 욕심쟁이들때문에 맛이 가긴 했지만, 한때 GDP 1/43.5% 커버하는했던 기업인 노키아와 핀란드의 관게에서 배울 것이 많지 않을까? 한국(의 IT)을 미국이라는 나라(의 IT)와 비교하는 것과 실리콘 밸리와 비교하는 것은 꽤 큰 차이인 것 같다. 여담이지만, 미국에서 핀란드로 외주를 주는 경우를 여럿 봤다. 결과가 좋고 일도 잘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좋다고 들었다. 그런 것을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540억 한국형 OS – 한국형 OS를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일까? 글을 읽으면 만드는 자체가 문제라는 뉘앙스다. WIPI를 예로 들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는 갸우뚱한 이야기다. WIPI가 실패했으면, 거기서 배운 것을 다른 곳에 써야하지 않나? 투자를 4년 했다는 티맥스 윈도우도 결과물이 거의 사기(?)였지만, 이를 피흘리며 만들던 인력들은 어디로 버려진 것일까. 거기서 배운 엔지니어링 노하우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실패 했다고 버리면 발전이 있을 리가 없다. 되려 실리콘 밸리의 예를 들자면, 그곳은 실패를 더 쳐주는 곳이라더라.
  • 예를 들어 국내 몇몇 온라인 기업들이 해외 진출한다고 빵 터트렸다가 죽쑤고 돌아온걸 그럴 줄 알았어 해외가 그렇게 만만하니…하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잘나가는 기업일지언정 미국에가면 쎄고쎄고 또 쎈 벤처 중에서 하나나 다름없다. 그 수많은 기업들 사이에서 실패 확률로 따지면, 몇 안되는 진출이 확률로 당연한 실패로 이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실패를 했다고 거둬들이고 오면 그 노하우는 어찌하고, 다른 기업들이 이를 보고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어찌하나. 그래도, 실패했으니 거둬들여야한다는 맥락과 비슷하다.
  • 소프트웨어 강국 3가지 해법 – 10년전에 똑같이 들은 이야기들이다. 왜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배경 파악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닐까. NHN의 학교와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다. 기업인수가 활발해져야한다는 토픽에서는 부자된 엔지니어 사례들을 설명했는데, 이것이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는 것일까?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로 뜬(2세대, 혹은 1세대) 분들을 보고 생긴 엄청난 거품은 지금 공돌이를 보는 시각을 되려 어떻게 만들었나. 정부의 개입 토픽에서도 심사위원의 전문성 이외에는 자금/투자 이야기만 나온다. 심사위원의 전문성은 얼마전 Wired에 나온 미국 USPTO 이야기를 보면 미국도 비슷하다. 해야할 일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면 당연히 나오는 결과다.
  • 이 조그만 나라 작은 시장에서 인수로 커지는 덩치가 문제되지 않을까. 5년전에 어떤 분이 IT라는게 굉장히 빠르고 영원한 승자는 없다면서 NHN 독주가 5년후에 달라질 것이라고 지나가는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 어떤가 보면 생각보다 그렇게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괜찮은 업체들을 싹쓸이 인수해서 지금 어떤가. 삼성에서 그나마 많지 않은 알찬 업체들을 인수해버리면, 또 남은 작은 업체들만 힘들고 남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 연봉 이야기는 좀 꺼려지지만… 연봉을 많이 주는 곳의 근처에서 살기 위해서 쓰는 돈이 그만큼 많다. 이곳의 은행 이자를 생각하면 저축은 별의미 없고, 젊은 사람이 물가 싼 곳에서 살겠다고 회사에서 한두시간 먼 곳에 사는 경우는 더 적을 것이고. 요즘 우리나라 물가도 꽤나 올랐다고는 하는데,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하면 편하게 살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하지만, 여기서는 집값하고 애들 생기면 교육비나 학군 같은 것 생각하면 우리나라 억대 연봉자와는 비교가 힘들듯 하다. 그렇다고 회사를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고. “나이 50이 되어서도 엔지니어의 삶을 만족해서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나이 50도 안돼 해고돼서 어렵게 전의 삶에서 줄여서 계약직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고, “충분한 돈…신세 한탄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여기는 또 다르고, 난 대한 민국의 실리콘 밸리와의 비교에 동의를 할 수가 없다. 어떻게 우리나라가 실리콘밸리와 근본적인 비교가 되는 것인지??? 이런데 소프트웨어 부분만 뚝 떼어서 실리콘 밸리와 비교하는 것도 잘 모르겠다.
  • 정부의 개입도 줄이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올바른 개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그런 개입이 정말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정치(/종교)적인 행정인 것일까하는 고민이 줄이고자 하는 고민보다 바탕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이를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우리나라 정부의 소프트웨어 분야에 해당하는 자금력도 문제겠다.
  • 또 좀 생뚱맞지만, 우리나라의 게임 심의가 개똥 같은 것은 알려져 있지만, 우라나라가 어떤 면에서는 게임 강국인 것도 꼭 그 정부와의 관련성이 문제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작은 예가 아닐까.
  • 부자순위로 치면 삼성 회장님 세계 100위안에도 못든다. 게다가 그렇게 편법을 쓰고 욕심부리고 모으고 모으고 모았는데도 100위안에 못든다. 우리나라 최고 부자가 세계 100위 안에 못드는 규모. 규모가 이렇게 다르면 전략전술, 달라야하지 않을까. 부자 순위가 시장 규모를 이야기하지는 않지만서도…
대충 요약하면, 실리콘 밸리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비교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일까하는 의문이겠다.
하나 덧붙이면, 어떤 정책이나 결정이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전에 실패했는데 왜 또하냐”는 흑백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는 것. 아주아주 짧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로 인한 뒷심 부족이 특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싸이월드같은 것을 어느나라보다 빨리 성공시켰는데, Ajax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한때 어느나라보다 빠르게 붐이었는데, comet 같은게 어느나라보다 빠르게 세이클럽 같은데서 시작해서 선두가 될 수 있었는데, Mint/PageOnce같은 서비스 우리나라에서 벌써 오래전에 하던 것들이었는데, 나열하자면 끝이 없고…문제는 뒷심이 부족해서 그걸로 그 다음 게임에서 히든카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의 개입이 문제가 아니라 올바르지 않은 개입이 결국 많은 것들을 묶고 흐지부지하는데에 일조한 것에도 동의한다. 들은 실리콘 밸리 이야기 중에서 가장 들여와야하는 것을 하나 꼽자면, 올바른 실패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가 된다는 것이겠다.
내공이 없어서 해법같은 것은 잘 모르겠고, 글도 안쓰다보니 난잡해서 써내린 내용에 덧붙여 조금 더 불편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꺼리라 여겨져 적어봤다.

Written by charlz

2011년 8월 30일 , 시간: 오후 4:27

Uncategorized에 게시됨

7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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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읽었습니다. 다만 노키아가 핀란드 GDP의 25%라는 건 한때 수출의 25%를 차지했다는 게 잘못 전해진 것 같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노키아가 차지하는 GDP는 4% 정도였다고 하고요.

    xa

    2011년 8월 31일 at 오전 2:28

  2.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관점을 갖고 계셔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스티브잡스가 나올 필요가 없다’, ‘한국형 OS를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일까?’라는 의견은 제가 아는 한, 주위에서 또는 인터넷에서 듣거나 본 적이 없는 내용이라 어떤 이유에서 말씀하신 것인지 특히 관심이 갑니다. 이후 블로그 글에서 보다 이런 내용에 대한 고견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

    justface1t

    2011년 9월 2일 at 오후 2:09

    • 제가 어릴 적 위인전을 읽던것처럼 요즘 우리 아이들이 스티브잡스를 바라보게 만드는 그런 의미가 담긴 “우리나라에서 스티브잡스가 나온다”는 말을 경계하는 의미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성공적인 기업가가 나오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그게 굳이 스티브잡스를 롤모델로 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죠. 제 좁은 시야에서, 친구가 애플에 갔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직접 들은것이 아니라 안타깝지만), 스티브잡스에 대한 좋은 이야기는 못들었습니다.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해본바 없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허접 글을 읽고 뭔가 파생되는 생각이 있으셨다면, 글을 쓴 보람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charlz

      2011년 9월 4일 at 오전 7:07

  3. 아직 원문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철수님의 글만 보았습니다. 동생이 사다 준 맥도날드 빅맥 세트 1개를 다 먹을 동안… 이 글을 정신 없이 읽었습니다. 크게 공감을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아크몬드

    2011년 9월 6일 at 오전 12:52

  4. 인상깊은 의견 잘 봤습니다. 모두 좋은 의견이었지만, 마지막 문단의 키워드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뒷심 부족’… 그리 세련된 단어는 아니지만, ‘뒷심’은 무지하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5. 글 잘 읽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말 이미 국내에서 다른나라 보다 먼저 여러가지 성공한 사례가 많은데 그놈의 뒷심이 부족해서 ㅜ 나름 교훈도 얻어갑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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