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iPad(아이팻)을 써보면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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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인가 8년전에 Tablet PC라는 니치라고 생각되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종류의 PC 브리드가 발표되고 컴팩에서 TC1000이라는 모델명으로 제품이 출시되었다. Tablet(화면으로 입력이 가능한 화면) 사용을 위해서 당시 기술로는 나름대로 최적화된 랩탑이었고, 모자른 부분을 보충해주기 위해서 키보드도 제거하지 않아 뭔가 큰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미래의 컴퓨팅에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 국내 출시와 함께 거금을 주고 구매를 했다. 한동안 펜을 사용한 입력이라는 미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썼지만, 이내 되팔기에 이르른다.

문제는 필기 입력이라는 것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내 스트로크(Stroke)를 사용해서 적은 글이나 그림을 그대로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가능성이 있는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문제는 일반 사용자가 현재 기술의 한계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나 재능이 있다면 적응하고 훌륭한 작품들을 만드는데 – 뉴요커에서 소개한 아이폰 핑거페인팅과 같은 – 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건 다수의 사용자의 경우가 아니다. 내가 학생때 연습장에 끄적이던 낙서들을 컴퓨터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기술이 더 성숙해지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계속 했었고, 다음버젼, 그리고 또 다음버젼이 나올때마다 뭔가를 기대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 발전은 없었다.

DPI, 샘플링 레이트, Latency등등의 기술적인 이슈들이 있겠지만, 그런 설명보다 간단하게 우리가 사용하는 필기 입력 장치들을 생각해보자. 카드를 사용하고 서명하는 기기를 사용할 때 입력된 서명이 제대로 된 적이 한번도 없다. 뭐 어느정도 비슷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도, 그걸로 실제 서명하는 것을 대치하는데에는 의문이 들 정도로 퀄리티는 좋지 않다. 서명을 한다는 자체에 무게를 두기에 기술이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않을까. 당장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나 기기를 사용해서 실험해보면 어렵지 않게 입력하는 스트로크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정답은 포인트가 Tablet이 아닌거다. 필기 입력은 아직도 혹은 한동안 실제 사용할 수 있을 상태가 아니지 않을까.

여기서 재미난 사실은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만들고 지금 아이팻을 발표하는 시점까지도 필기 입력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필기 인식은 또 다른 영역이다.) 마케팅 포인트는 “터치”였고 계속해서 “터치”다. Write나 Draw나 뭐 그런 것이 아니라. 아마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스티브도 한계를 알고 있는게 분명하겠지만,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그의 선택은 그건 마케팅 포인트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아이팻을 공개할 때에 빌게이츠와 TabletPC를 조롱하지 않았을까… 잘못된 부분들에 집중했다고, 중요한 부분들을 해결하지 않았다고, 안되는 부분들을 내세웠다고.

그리고 이의 연장선상으로 그의 터치 디바이스들은 컨텐트를 컨슈밍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는 기기들로 이야기를 한다. 퍼블리싱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지만, 포커스를 컨텐트를 소비하는 것에 둔다는 것이다. 가능성은 다양하지만, 최소한 글을 생산하기 위한 플랫폼은 아직 아니다. iPad을 받아들고 Draw for iPad와 Adobe Idea등을 사용해서 글자를 써봤다. 역시나 다르지 않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들고 다니는 행태도 있을 수 있고, 혹은 필기 입력에 익숙해진 특이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역시나 주류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스티브의 방식은 – 실행하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 간단하다. 사람들이 인식하는 만큼만 제어한다. 안되는 것은 그냥 안되게 두지만, 무시하는게 아니고 사람들의 눈을 정작 있어야 할 곳에 두게 만든다. 그의 제품에 열광하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제품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하나같이 만나도 불편한/잘못된 부분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어쩌고” “하지만, 저쩌고”라고들 이야기한다. “아이튠즈 나도 불편해. 하지만, 어쩌고” “앱스토어에서 리젝당한 저 앱 불공평해. 하지만, 저쩌고”. 하지만 뒤에 나올 이야기들이 분명하다는 – 혹은 마케팅되어 있다는 – 것이다. 사람들은 이 시대의 복잡함을 수용하기 위한 메카니즘으로 단순함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한다. 예를들어 “HP의 모 모델 노트북의 특징이 무엇입니까?”의 대답과 “애플의 아이폰의 특징이 무엇입니까?”의 대답의 차이이지 않을까. 전자는 복잡한 기술적인 이야기들이 생각나는 반면에 후자는 이미지로 된 아이콘들과 기술적이지 않은 쿨한 내용들이 생각나지 않을런지.

iPad에도 몇가지 테마가 있다. 애플은 iPad에서도 계속해서 필요한 부분들은 묶어두고, 그 테마들을 제어하려할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거기에 계속해서 길들여지고 있고, 스티브가 이야기한 몇가지 테마만 가지고도  iPad이 하루만에 팔린 양을 생각하면 스티브의 그 방식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을까.

iPad은 TabletPC의 8년후 재포장 버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게 어때서?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포장해서 팔고 있고, 성공할 요소를 들고 팔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Written by charlz

2010년 4월 4일 , 시간: 오후 8:41

Uncategorized에 게시됨

3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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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맹수의 생각…

    스티브의 방식은 – 실행하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 간단하다. 사람들이 인식하는 만큼만 제어한다. 안되는 것은 그냥 안되게 두지만, 무시하는게 아니고 사람들의 눈을 정작 있어야 할 곳에 두게 만든다….

    anarch's me2DAY

    2010년 4월 13일 at 오후 1:18

  2. 철수의 생각…

    iPad(아이팻)을 써보면서 드는 생각……

    charlz' me2DAY

    2010년 4월 15일 at 오후 12:15

  3. 만박의 생각…

    철수의 아이패드 이용 첫날 소고, “그의 터치 디바이스들은 컨텐트를 컨슈밍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는 기기들로 이야기를 한다. 퍼블리싱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지만, 포커스를 컨텐트를 소비하는 것에 둔다는 것이다.” 난 미투에 뭘 자꾸 올려보라는 얘기했던 걸 바꾸려 한다….

    sumanpark's me2DAY

    2010년 4월 16일 at 오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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