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레벨업했다고 생각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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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다. 3년차 쯤 되면, 혹은 5~6년차 쯤 되면, 혹은 10년차 쯤 되면, 20년차 쯤 되면…유명세를 좀 타면, 인정 조금 받기 시작하면…하여튼 이럴 때 쯤이면 자신이 뭔가 조금 더 좋은 입지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레벨업이 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고, 뭔가 다른 사람들의 대접도 이전보다 조금 더 달라진 것 같다.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들이 조금씩 빛을 발휘하기도 하고, 나보다 쥬니어인 사람들한테 뭔가를 전수해주고 조언해줄 꺼리들이 생긴다. 노하우도 있는 것 같고, 누가 뭔가 물어보면 신기하게도 척척 대답이 술술 나온다. RPG게임 같은 것에 비유하면 경험치가 쌓이고 렙업(레벨업)을 하게 되는 상황이리라.

게임에서야 렙업에 대한 구분이 숫자로 확연하지만, 사람이란 그렇게 어느 순간 띠리링하고 업그레이드 되는 일은 흔치 않(거나 없)다. 그래서 현실에서 렙업을 하면서 가장 버려야할 익숙해져 있는 습관이 렙업(렙업 기간) 전후의 자세에 대한 것들이다. 렙업 전에는 같은 렙들 사이에서 시니어겠지만, 렙업을 하면 자신과 비슷한 레벨의 캐릭과 경쟁을 해야지, 낮은 레벨을 킬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은 찌질한 그리고 도움이 별로 안되는 것일터인데, 자신의 렙업으로 인한 변화를 (익숙해져 있는 습관에 묻혀)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같은 레벨들 사이에서는 이제 갓 렙업을 한 초짜라는 말이다. 레벨이 이정도 되었는데 다시 초짜라니…익숙하지 않을 것이겠지만, 그 레벨이 만렙이라면 모를까 다음 레벨로 더 빠르고 쉽게 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다시 초짜가 되었음을 인지해야하는 것이 자신에게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현실에서는 상대방의 레벨은 커녕 경험치를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자신의 레벨을 기준으로 상대방을 가늠하게 된다. 렙업 직전의 습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이런 것을 가늠하는 판단력은 꽤나 흐려져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내가 어떤 어드밴티지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의 인간은 우습게도 그 어드밴티지가 전체 그림에서 얼마나 작은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어드밴티지에 집착한다. 혹은 모르는 상대라면, “모른다고” 가정해야지 모른다고 “경험치가 낮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가정한다. 망신당하는 케이스도 많이 본다.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따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진실이 렙업때마다 초짜라는 것이다. 큰물에 가고 싶은 것이 아니고 그냥 거기서 편하게 낮은 렙들과 같이 살고자 한다면 그거야 할 수 없는 일일테다. 또, 인간의 속성이 그런 면이 없지 않다(혹은 많을지도). 그 정도는 자신이 판단할 일이겠다. 인생에 만렙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경험치는 쌓이지만 더이상 렙업이 없는 상태. 그런 경지는 되어봐야 알겠지. 하지만, 그런 바라보며 향할 곳이 있다면 다음 렙업을 위해서 렙업을 했다고 생각되더라도 자신이 어디에 위치한 것인가 정도는 점검하며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Written by charlz

2009년 5월 21일 , 시간: 오후 3:57

Uncategorized에 게시됨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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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험치 게이지랑 레벨이 좀 보였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마구 피어오릅니다 ;;

    wafe

    2009년 5월 21일 at 오후 5:35

  2. 드래곤볼에서 나오는 전투력측정기와 같은 기계가 있었으면 아무리 비싸더라도 샀을 것 같습니다…ㅋㅋ
    잘 보고 갑니다.

    archmond

    2009년 5월 24일 at 오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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