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Transfer Offer 억쎕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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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에게 또하나의 중요한 날이다. 미국 전근 오퍼(Transfer Offer)를 받아들이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달여에 걸친 수많은 고민 끝에 정리하는 그런 결정이기에 마음이 가뿐하다. 전근 오퍼는 받았지만, 선뜻 여러가지 이유로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혹자는, 미국으로 쉽게 전근 갈 기회인데 왜 그걸 고민하느냐는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첫째로 기회는 나중에 만들 수도 있고, 둘째로 – 당연하지만 – 미국에 가는 것이 무조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무엇이 되었건 결정적으로 타이밍이 맞아야하고, 그렇지 못하면 좋아도 빛좋은 개살구이고 무리해서 후회하기 쉽상인 것이다. 문제는 후회를 하게 되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결정이냐는 것인데, 여기서 확신이 들지 않았었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라고는 해도 이곳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뒤로한 채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곳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지게 되는 상황은 아무래도 불편하긴 할 것이다. 업계 14년간 우리나라에서 이뤄 놓은 것들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버리고 가는 것일게도. 일은 그렇다 치더라도 다양한 문화가 모여있는 그런 근무 환경에서는 지금은 적당해보일 수 있는 내 행동이 정당화되기도 힘들 것이다. 먹고 자고 마시고 싸고 놀고 아프고 하는 모든 것들을 새로 적응(adjust)해야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실 그렇게 큰 변수는 아니었다. 난 언제나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말하자면, 쌔삥홀릭이거든. 그보다 현재 개인적으로 처한 상황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가족들과 이곳에 덩굴처럼 얼기설기 엮어져 있는 복잡한 상황말이다. 이런 것들을 뒤로 한채 떠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면 선뜻 결정은 쉽지가 않았던 것이었다. 계획으로도 내년 이후에 생각해보겠다는 상황이었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뒤로 하게 되는 것과 여러가지를 재기 시작한다. 나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가 열려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월을 희생해야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게 될까. 적응하지 못하고 온대도 그만한 값어치가 있을까. 무엇을 바라보고 가게 되는 것일까. 저런 질문에 답이 있기는 한 것일까. 툭하면 하는 이야기, 우리 세대는 백살까지 살 확률이 높고 그렇게 보면 아직 먼 인생, 몇년의 도전 정도는 해볼만 한 것이지 않을까.

답은 없다. 실행하거나 실행하지 않거나 실행하지 못하거나다. 실행해서 증명하거나 그냥 영원히 모를 일로 남기는 것이다. 뻔한 이야기라고 해도, 해보지 않고 후회하느니 해보고 후회해봐도 되는 일이지 않겠느냐는 조언은 참 좋은 것이었다. 내가 살면서 추억은 해도, 후회를 한 적이 있던가. 아직은 그냥 앞만보고 가도 되는 나이이긴 하다.

이제 결정은 내렸다. 잡생각은 쓸모 없을 뿐이고,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만 남았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고, 지난 한달의 쓸데 없이 머리빠지는 고민을 잊는 날이다. 잘돼서 말뚝박거나 금의환향할 날만을 바라본다.

Written by charlz

2009년 5월 7일 , 시간: 오후 3:04

Uncategorized에 게시됨

13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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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곡~ 잘 다녀오셈~ 말뚝 박는게 좋은건가 ㅋㅋㅋ

    THIRDTYPE

    2009년 5월 7일 at 오후 3:49

  2. 철수의 생각…

    최종 결정….

    charlz' me2DAY

    2009년 5월 7일 at 오후 3:53

  3. 건강히 잘 다녀와, 새삥홀릭이면 적응도 빠르겠지.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길.

    환상

    2009년 5월 7일 at 오후 3:56

  4. 행운이 함께 하기를.
    나도 쌔삥홀릭이긴 한데

    백일몽

    2009년 5월 7일 at 오후 4:05

  5. 잘 생각했어요. 이 나라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는 것도 좋을 듯.

    hochan

    2009년 5월 7일 at 오후 4:42

  6. 아 이제 결정한 거구나… 본사로 가는 거야? 그럼 같은 시간대.. ㅋㅋ 밴에 놀러오삼~~

    쿨짹

    2009년 5월 8일 at 오전 12:25

  7. 저도 2년전 전근올때 생각해보니 참 힘든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사는데는 다 똑같은 것 같아요 문화나 환경 이런차이가 있다고 해도 말이죠. 행운을 빕니다.

    updong

    2009년 5월 8일 at 오전 1:48

  8. 한손에 뭔가 지고 있으면 다른 걸 잡기 위해 가진 걸 내려 놓기가 참 힘듭니다.
    특히 손에 쥐고 있는게 클수록…

    어렵게 한 결정이시니 미국 가서도 좋은 결실 얻으시고 me2day 도 열심히 해 주세요🙂

    eslife

    2009년 5월 8일 at 오전 8:10

  9. 걱정하지 말고 고고싱~

    리거니

    2009년 5월 8일 at 오후 1:11

  10. 좋은 도전이 되셨으면 합니다.

    아크몬드

    2009년 5월 8일 at 오후 10:30

  11. 홧팅~

    8con

    2009년 5월 9일 at 오전 9:21

  12. 건강히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긍정의 힘을 믿으시길. ^^

    Passion

    2009년 5월 14일 at 오후 6:37

  13. 후회하지 않으시리라 믿어요.
    새로운 도전의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

    석이

    2009년 7월 3일 at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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