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정말 pure geek goodness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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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0030회사 우편함을 보니 카드 청구서도 아니고 지로용지도 아닌 뭔가 낯설은 우편물이 내 이름 앞으로 와 있었다. 주소도 없고 그냥 이름과 서울. 대개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보내서 각기 수령하도록 한 경우에 이렇게 되어 있기에 본사에 뭔가 또 보냈구나하고 자리에 와서 뜯어보니 CD 부틀렉과 비슷한 소책자가 하나 들어있었다. 왼쪽 사진과 같이  “You are holding 3.5 Gigabytes of passion, dedication… and pure geek goodness.”라는 타이틀과 함께 비스타 로고와 RTM 2006년 11월 8일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날짜는 비스타 출시(RTM)일, 3.5기가는 용량 그리고 나머지 문구들은 개발에 참여한 이들을 지칭하는 문구였던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열어보니 사진들과 함께 이름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비스타의 출시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명단이었던 것. 한페이지에 몇백명씩해서 글씨가 있는 페이지만 32 페이지. 흔히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전구를 가는데 몇명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농담으로 회자되곤 하는데 내가 안에서 생각해볼때 솔직히 그것은 농담이고 쓸데없는 인력이라고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되려 적은 인력으로 큰 제품을 만들고 반복되는 일은 아웃소싱하며 게다가 각 나라들의 관계자들까지 합한 것이니 적합한 숫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에서 한사람이 처리하는 항목들의 양이 내가 다니던 회사들에 비하면 꽤 많은 편이다. 하다못해 한글 관련 혹은 한국 관련해서 해결해야되는 문제만해도 엄청나게 많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하는 것들만 쌓아놔도 하세월인데 새 제품들이 펌핑되는 시점에서 계속 생기는 챌린지들은 얼마나 또 많을까.

PIC-0031-게다가 내가 있는 팀은 비스타 팀도 아니다. (이전에도 소개한 적 있지만) 정확한 명칭은 Developer Division이고 윈도우 개발 관련 부서와는 조직도상 저기 멀리 있다.^^ 하지만, 비스타의 개발에 관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개발툴/플랫폼이 비스타에서 돌아가기 때문이고 각 개개인이 해당 문제의 팀과 협업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발툴/플랫폼이 윈도우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니. 아무튼 그런 이유로 비스타를 만든 쟁쟁한 수천명 가운데에 오른쪽 사진에 성의 알파벳 순서로 나열된 가운데에 이름이 끼게 된 것이다.ㅎㅎㅎ

엔지니어의 관점의 이야기지만 무엇보다도 이전에는 비스타라는 OS가 사용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것과는 별도로 내부적으로도 변화를 위한 한 분기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3년을 겪어보니 그것이라기 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안에서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있는 정류장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이 큰 기업이 내부적으로 변화하는 속도를 밖에서는 체험하기 쉽지 않은데, 그런 것 마저도 바꾸려고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비스타이고 재미난 것은 작년 11월의 비스타는 더이상 없고 벌써 한참 더 나아가있는 비스타 혹은 또 다른 것으로 너무도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 내게는 이 정류장을 지나가는 것은 다른 버스를 타고 다른 정류장을 지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것이 (물론 실패도 있고 불편도 있고 문제도 있겠지만) 이렇게 유기적으로 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일까를 보고 있자면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뭔가를 배우기도 하고 그리고 같이 자라고 있기도 하고…이데올로기나 어젠다나 주가 혹은 그런 다른 어떤 것들을 뒤로 하고 이 모든것이 유기적으로 흐르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한 개인으로서 멋지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변화라는 것은 항상 진통을 겪기 마련인 것 같다. 비스타라는 변화 또한 진통을 겪고 있지만 잘 헤쳐나가고 있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기아를 줄이고, 에이즈를 퇴치하는 것 같이 내 능력 밖의 일로써는 아니지만 미미한 능력이 허하는 만큼 세상 다수가 사용하는 뭔가의 그런 진통의 순간 순간에 옆에서 그걸 지켜보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이벤트였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pure geek goodness”라는 말이 그런 의미가 있는 말인걸까.^^

Written by charlz

2007년 9월 7일 , 시간: 오후 5:20

Uncategorized에 게시됨

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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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있습니다!!
    갖고싶은 한줄 이군요.

    아크몬드

    2007년 9월 26일 at 오전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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