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네 소프트웨어 세상 [본점]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다면 뭐든지 – I no longer work for Microsoft.

언어장벽은 생각보다 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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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을 지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왕이면 표준을 만드는데도 참여해야 그 표준을 지키는데에 의의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참여에 관해 웹이나 비즈니스라는 것을 떠나 상관없이 그냥 부가적으로 생각했던 이야기이기에 한마디 찌끄려(웃찾사에 나오던데 표준어 아니겠죠;;)봅니다.

저도 겪어보기전에는 언어장벽이야 제대로된 마인드만 있다면 넘을 수 있지 않느냐고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언어장벽을 과대평가하고 높게 생각하는 분들께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잘난척하는 놈이 되기 쉽상인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왜냐하면 알고보면 사실은 과대평가가 아니고, 실제로 꽤나 높은 벽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영어가 어려워서 보지않는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어장벽은 여러가지를 복합한 이야기입니다. – 영어라 읽지 않는다. 읽어도 엉뚱하게 이해한다. 읽어도 이해하지 못한다. 읽어도 언어적으로 한번 걸러 이해해야 한다. 이해해도 영어라 한글보다 기억하기 어렵다. 읽고 제대로 이해해도 피드백을 주기 힘들다. 피드백을 주더라도 반대로 저쪽편에서 이해하기 힘들다. 서로를 이해시키는데 드는 비용을 포기한다. 콩글리쉬는 쪽팔리니 차라리 암말 안한다. 등등등 수도 없죠. – 이 모든것이 언어장벽에서 오는 것들입니다. 이는 내가 웹에 대해 잘 안다 잘 알지 못한다와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죠. 단순히 언어(Language)자체의 이질성이 아니라, 서로 생각하는 것을 전달하는 매개의 장벽이죠. (물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간에도 장벽이 존재합니다만.) 하나하나 살펴봐도 해결하기 쉬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모든 문제들이 수많은 분들을 통해서 복합적으로 하나의 마인드로 굳어 형성되면 그 영향은 막강합니다. 왜냐하면 수년 수십년동안 해결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도 해결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 기본적인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으로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고 계속 그래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번역을 해주시거나, 다리 역할을 해주거나, 혹은 직접 뛰어드는 분들은 알고보면 그분들의 노력은 정말 고마운 것들입니다.

예전에 이런 문제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지금은 없다는 말은 아니죠. 사실은 직간접적으로 제 일에 포함되는 부분이니까요). 우리나라 분들의 해외 오픈소스 프로젝트 참여율이 높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만든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해외에서 시큰둥 혹은 알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좋은 것들이 외국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보같이 혼자 열심히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번역 프로젝트에 참여도 했었구요, 프로보노식의 번역도 여럿 했으며, 해외 다양한 사람들과 논의도 했었습니다. 무시당한 적도 여러번이고, 도움도 많이 받았었고, 흐지부지 한것도 여럿이지만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었습니다. 다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요.

Apache Foundation에 이런 부분을 담당하는 분을 소개받아 장문의 토론을 한적도 있구요(옛날 메일Archive에서 Thread를 찾아봤는데 오래돼서 잃어버렸는지 못찾겠네요 ㅜ,.ㅜ;; 그리고 별도로 공개적인 메일링 리스트도 따로 있었던 것 같은데;;), 벨렌도프의 특권성에 무시당한 적도 있습니다(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모질라의 해커씨랑 안면이 있어서 이런 것에 관심이 있기에 토론도 해봤습니다. 또 이외의 다양한 분들이랑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자생적으로 번역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이외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은 아무곳도 없었습니다. 비영리 재단도 돈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고, 거기에 비용을 쓰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비용을 많이 쓰는 곳은 오히려 영리 기업들입니다. 상식적으로 시장이 있기에 비용을 쓰게 되는 것이 맞겠지요. 그 이유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실제적인 노력을 하는 곳은 영리 기업입니다.

제가 겪은 간단한 예를 더 들어보면, 잠시 같이 일했던 컬랩넷에서는 제품의 i18n을 위해서 엔지니어들을 전담시켰습니다. 컬랩넷의 예제인 https://www.openadaptor.org/servlets/TLogin 이 페이지처럼 간단하게 한글이 나오는데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이 들어가는지 알면 골때리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문화나 상황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즈하는 것도 아니고) 그 간단한 한글 몇조각 나오게 하는데 그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래도 댓가 – ROI(여기에 사용할 적절한 용어는 아니지만 그 느낌은 아실 것입니다)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팔기위함이라는 사실은 논외라고 하고 수십개국의 언어를 제품 자체에서 지원하는 제품이 몇개나 있나요?) 한국에 회사가 따로 있고 인력이 따로 있는 것이죠. – 할말은 많지만 대충 글의 방향을 위해서 넘어갑니다.

또 예를 들어 번역서가 이를 완전히 해결해준다고도 생각치도 않습니다. 번역서마다 통일하지 못한 용어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억지로 번역한 용어들, 국어에 대응하지 않는 수많은 단어들의 느낌전달 실패, 필자와 역자의 다른 배경으로 인한 비전문적 번역, 등등등. 이런 부분들도 한 몫을 합니다. 차라리 번역서가 아니라 직접 집필을 한 것들은 어떨까요. 역시나 용어는 외국에서 온 것이고, 집필을 한 필자의 이해 또한 이런 문제점들을 통한 부분들이라 100%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이런 엄청난 비용과 노력과 투자에도 꿈쩍하지 않는 것이 이 언어장벽이었습니다.

이런 언어장벽.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 조차도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뚜렷하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느낀 문제점의 100%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저는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한 것인데, 이해가 되실련지요.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서비스들을 외국에 들고 나가서 그 문화에 잘 적응시키고 성공시키는 상위 0.0x%에 해당하는 사례를 만드는 이런 것들만으로는 해결이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고 비영어권에는 공통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어붐인 나라이고, 온 국민이 영어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엄청날 뿐더러, 외국사람들이 오면 그나마 길거리 아무나가 영어를 나름대로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은 국가인데도 이 장벽이 높은 것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조금 논외적인 이야기였지만 이런 관점에서 약간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봅니다. 언어학자도 커뮤니티 전문가도 아니기에 그냥 저 혼자의 고민이라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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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charlz

2006년 2월 1일 , 시간: 오후 1:52

Uncategorized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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